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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얼음 위 총알女'에 소치가 전율하다

최종수정 2014.02.12 11:31 기사입력 2014.02.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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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상화[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소치 은반에 역사를 새겼다. 이상화(25ㆍ한국체대)가 해냈다.
이상화는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미국의 보니 블레어(50ㆍ1988년,1992년,1994년), 캐나다의 카트리오나 르메이돈(44ㆍ1998년, 2002년)에 이어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연속 우승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다. 첫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은 메달 순위 10위로 뛰어올랐다.

▲잇단 세계기록, 예고된 우승
이상화는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아슬아슬하게 우승했다. 76초090로 2위 독일의 볼프(35ㆍ76초140)에 불과 0.05초 앞섰다. 이번에는 적수가 없었다.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37초의 벽을 깬 위징(29ㆍ중국)이 부상으로 불참했다. 라이벌 볼프는 경기를 앞두고 이상화를 "존경한다"고 했다. 압도적인 기량을 먼저 인정했고, 이상화와 금메달을 다툴 만한 경기력도 발휘하지 못했다.
이상화는 최근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11월 17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에서 36초36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전날 1차 레이스에서 세운 종전 기록(36초57)을 하루 만에 바꿨다. 밴쿠버올림픽에서 대표 팀 감독으로 일한 김관규(47) SBS 해설위원은 "(이상화는) 올 시즌에만 세계기록을 세 번 바꿨다. 지난해 1월을 포함하면 네 번이다. 월등한 기량에 컨디션까지 좋아 금메달은 떼 놓은 당상이었다"고 했다. 500m에서 세 경기 연속 세계기록을 세운 여자 선수는 이상화 뿐이다. 역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를 통틀어서는 1975년 구소련의 이브게니 쿨리코프(남자 500m 4회 연속), 1975년 구소련의 타티야나 아베리나(여자 1000m 3회 연속)에 이어 세 번째다.

이상화[사진=정재훈 기자]

이상화[사진=정재훈 기자]


▲체중은 줄이고 파워는 늘렸다
김관규 해설위원은 이상화에게 "약점이 없다"고 했다. 그는 "4년 전 약점으로 지적받은 초반 스피드를 (끌어올려) 강점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물론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케빈 오버랜드(40) 대표팀 코치의 지도 아래 여름 내내 스타트 훈련에 집중했다. 몸무게를 5㎏ 줄이는 대신 스쿼트(하체 근력 운동) 등 중량운동으로 힘은 키웠다. 그 결과 상대 근력(최대 근력을 체중으로 나눈 값)은 2010년 334%에서 2012년 342%로 증가했다. 체육과학연구원 송홍선(43) 박사는 "체중을 줄이고도 170㎏짜리 바벨로 스쿼트를 해낸다"고 했다. 그는 "운동 효율이 그만큼 좋아졌다. 속도를 내 전진할 때 힘이 덜 들고 순간 파워를 내기 쉬워졌다. 지구력도 함께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으로 만성이 된 무릎 부상까지 해결했다.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서 하체 훈련을 통해 허벅지를 강화해 불안감을 줄였다. 이상화의 허벅지 둘레는 60㎝가 넘는다. 경기할 때 낮은 자세를 유지해 갈수록 스피드가 붙는다. 여기에 더해진 폭발적인 스퍼트가 올림픽 금메달을 예약하고 있었다.

▲'빙상 여제'의 전설은 진행형
이상화의 질주는 끝나지 않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블레어의 3연속 올림픽 우승 기록에 도전한다. 김관규 해설위원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선수들의 전성기는 20~25세지만 30세가 넘어서도 잘 타는 선수는 많다"고 했다. 스베틀라나 추로바(42ㆍ러시아)는 34세에 2006년 토리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우승했다. 블레어가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3연속 우승을 달성할 때 나이는 30세였다. 4년 뒤 이상화는 29세가 된다. 송홍선 박사는 "보강운동만 꾸준히 한다면 4년 뒤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선무는 왼쪽 무릎을 치료하는 일이다. 원래 밴쿠버 대회를 마치고 수술하려 했다. 조만간 수술을 하고 1년 이상 재활훈련을 해야 한다. 이후에도 복귀할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 송 박사는 "나이가 들면 회복이 더뎌 훈련을 줄이고 보강운동에 더 힘써야 한다. 스케이트를 10~15%가량 덜 타야 할 것"이라며 "계획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면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목표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지금의 에너지를 다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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