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전수할 사람 없어 고민"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세월이 흐르면서 우리 주위에서 차츰 없어져 가는 것들이 있다.
농업이 삶의 주된 수단이었던 시절, 중요한 밥벌이 용구인 농기구부터 생활도구까지 만드는 대장간도 그 중 하나다.
전남 함평군 엄다면사무소 맞은 편 골목으로 접어들면, 그 흔한 간판 하나 없이 허름한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대장간이 손님을 맞는다.
허리를 숙여야만 들어가는 낮은 지붕, 켜켜이 그을음이 쌓인 풀무가 세월의 깊이를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황해도에서 부모와 함께 내려와 무안군에 거쳐 함평군 엄다면에 자리를 잡은 유 옹은 18세 때부터 대장간 일을 시작했다.
못 만드는 농기구가 없어 단골도 많았다. 특히 유 씨가 만든 칼은 잘 듣고 오래가기로 유명해 전국에서 찾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유 씨는 대장간을 하면서 3남 2녀를 모두 대학까지 공부시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형제가 같이 일했으나, 둘째 동생이 세상을 떠나고 셋째 동생이 독립하면서 이제는 혼자 대장간을 지키고 있다.
그나마도 고령에다 건강이 여의치 않아 밀려드는 주문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몇 달 전 교통사고로 입원해 주문마저 밀려있는 상태다.
유씨는 "고되고 힘든 대장간 일을 하려는 젊은이들이 없다"며 "기술을 전수할 사람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고유문화가 살아 숨 쉬는 대장간을 살려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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