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헝가리 왕실과 귀족 문화의 정수를 살필 수 있는 전시가 3일부터 내년 3월 9일까지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다. 국내 최초로 헝가리 국립박물관의 유물들을 대여해 마련된 것으로, 합스부르크 왕조가 헝가리를 통치하던 17~19세기 때의 황제 갑옷, 초상화, 장신구 등 190점이 선을 보인다.
'말을 탄 마리아 테레지아 초상', 마르틴 판 마이텐스(Martin van Meytens, 1695~1770년), 18세기 중엽, 캔버스에 유화, 45.0×33.0cm
원본보기 아이콘이외에도 헝가리 귀족들이 즐겨 쓰던 금은 세공식기와 정찬용 식기세트, 전란이 잦았던 헝가리에서 왕실과 귀족의 용맹함을 과시하기 위해 만들었던 화려한 장식의 각종 칼과 총기류 등 다양한 무기들이 전시된다. 헝가리 주요 종교였던 가톨릭과 관계된 주교 제의복, 성유물함, 각종 보석으로 장식된 성경책 함 등 엄숙함을 자아내는 유물 또한 만나볼 수 있다.
전통민속의상을 변형시킨 헝가리 왕실과 귀족의 남녀 연회복과 함께 이를 장식했던 화려한 금은보석 세공 장신구 등도 선보여진다. 이번에 소개되는 인물 형상을 묘사한 장신구 중에는 용과 싸우는 성 게오르기우스가 묘사된 것도 있다. 특히 이런 장신구들은 19세기 중반에 매우 인기가 높았다.
개막 첫날인 3일엔 헝가리 국립박물관장이 직접 박물관과 소장 유물에 얽힌 이야기를 전하는 강연이 펼쳐진다. 또 헝가리 대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수도 부다페스트와 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다뉴브강 등 사진과 영상 자료도 비치된다.
헝가리는 지정학적 특징으로 끊임없는 주변국의 침략과 함께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를 거치면서 굴곡진 근현대사를 겪었다. 이번 전시는 내년 대한민국-헝가리 수교 25주년을 앞두고 양국 문화교류 증진 차원에서 마련됐다. 헝가리 국립박물관은 1802년 개관해 22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중부 유럽의 대표적인 박물관으로, 수도 부다페스트에 자리해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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