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각종 인프라 개발 사업에 뛰어들며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큰돈을 벌어들인 중국 부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의 강화된 반(反)부패 척결 정책으로 행방이 묘연해진 중국 부자들 상당수가 조사를 받거나 옥살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세계 최대 규모의 건물 '신세기 글로벌센터(新世紀環球中心)'를 지은 사업가 덩훙(鄧鴻)이 최근 중국 정부의 부패탄압 앞에 무릎을 꿇은 새 희생양으로 지목되고 있다.

덩홍은 청두시에 새로 조성된 개발구역 톈푸(天府)신구에 랜드마크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니즈를 받아들여 5년 전 이곳에서 부지를 싼값에 매입하고 세계 최대 규모 건물을 지었다. '신세기 글로벌센터'는 가로 500m, 세로 400m, 높이는 100m에 이르며 건축 면적은 오페라하우스 20개, 미국 국방부인 펜타곤 빌딩 3개, 바티칸시티 4개와 맞먹는다.


덩홍이 사라진 것은 올해 2월부터다. 5월에는 청두시 정부가 덩홍의 오렌지색 람보르기니를 비롯한 슈퍼카들을 대거 경매에 부칠 것이라는 소식이 정부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덩홍이 운영하는 회사 ETG(Exhibition & Travel Group)는 대표의 근황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회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되고 있다는 말만 전할 뿐이다.

중국 정부가 기업인에 대한 반부패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증거 인멸이나 공범 도주 등을 우려해 아무런 대외적 통보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현지 언론들은 청두시 내 십여 명의 사업가 및 정치 관료들이 규율위반과 관련한 정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지난달 하루 사이에 청두시 정부가 35명의 공무원, 국유 지역은행 및 정부기관 대표들을 어떠한 이유나 설명 없이 해임한 것도 이와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중국 중앙 정부와는 거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면서도 단기간 빠른 개발로 많은 사업가들이 포진하고 있는 쓰촨성, 장쑤(江蘇)성 등이 당국 조사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쓰촨성에서 전선제조업을 하는 상장사 밍싱뎬란(明星電纜)은 리광위안(李廣元) 회장을 비롯해 선루둥(沈盧東) 사장과 양핑(楊萍) 재무책임자가 지난달 하순 갑자기 실종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인테리어 업체 진탕랑(金螳螂)을 창립해 장쑤성 최고 부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주싱량(朱興良), 쓰촨성에서 학교 설립에 매진했던 진루(金路)그룹의 류한(劉漢) 회장도 행방이 묘연해 정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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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옌(何燕) 궈텅(國騰)전자 대표도 최근 불법경영활동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의 재산을 관리해왔던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 우빙(吳兵)도 조사 과정에서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재계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부패척결 작업이 당 간부, 공무원 등 공직부문에서 재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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