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은 안 돼”…갈 곳 없는 장애인쉼터
대전 유성구 하기동 주민들 반대에 사회복지법인 쉼터 건축 포기, “장애인이 주민 눈치봐야 할 상황”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중증장애인을 돌보겠다고 사회복지법인이 쉼터를 지을 계획이었지만 마을주민들 반대로 이를 접게 됐다. “내 집앞은 안 된다”는 님비현상 때문이다.
30일 대전 유성구 등에 따르면 사회복지법인 푸른초장은 유성구 하기동에 30명 미만의 1·2급 중증 지적장애인이 생활하며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상 4층·건물면적 981㎡의 규모의 장애인시설 건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중증장애인시설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건축반대운동을 벌였다. 하기동은 정부출연연구소나 공공기관 등지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단독주택이 몰린 곳이다.
주민들은 유성구청까지 찾아 항의하고 구청 앞에서 1인 시위까지 벌였다. 하기동 입구에는 반대현수막이 걸렸다.
유성구청이 간담회를 열고 주민들을 설득했으나 소득이 없었다. 대전지역장애인협회도 중재에 나섰다가 이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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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푸른초장은 장애인시설을 포기한다고 유성구에 전했다. 푸른초장 관계자는 “주민들 반대가 너무 심해 시설을 짓고 운영한다해도 장애인들이 주민들 눈치를 봐야 할 상황”이라며 “중증장애인들은 몸과 함께 정신적 안정이 중요한데 하기동에선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성구는 푸른초장과 함께 다른 후보지를 찾기로 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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