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그냥 폐기물 매립지로 놔둬야 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골프장'이 바로 23일(한국시간) 1라운드가 끝난 '플레이오프 1차전' 더바클레이스(총상금 800만 달러)의 격전지 리버티내셔널골프장(파71ㆍ7400야드)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지난해 81명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10점 만점에 평점은 4.58점에 불과했다. "좁기만 하고, 장점은 하나도 없는 곳"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리복(Reebok)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운 폴 파이어맨이 조성한 코스다. 어린 시절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며 돈을 벌었고, 가족이 운영하던 아웃도어 사업을 도왔던 파이어맨은 중소기업이었던 리복의 북미 판매권을 사들여 승승장구했고, 1984년에는 리복 전체를 인수했다. 61세인 2006년 리복의 경영에서 손을 뗀 뒤 정유회사들이 소유했던 폐기물 매립지에 무려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명코스를 만들겠다"는 꿈을 완성했다.
코스는 '1992년 US오픈 챔프' 톰 카이트(미국)의 오랜 선수 생활 경험과 코스디자이너 밥 커프의 철학을 더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파5의 8번홀이 611야드에 육박할 정도로 일단 길고, 좁다. 티 샷의 정확도가 우승 진군의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 가을 14개 홀에 걸쳐 리뉴얼이 이뤄졌다는 점도 관심사다. 대다수 홀의 페어웨이가 조금씩 넓어진 반면 벙커가 추가됐다. '승부처'는 그린이다. 미세한 브레이크가 선수들에게 혼선을 빚게 만든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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