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소멸을 예고한 곳은 우리금융경영연구소다. 연구소는 '전세가격 상승과 주택시장의 구조 변화'란 보고서에서 '중장기적으로 매매가 하향 안정화 전망이 확산돼 결국 전세 제도 자체가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과거와 같은 집값의 상승은 앞으로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전제다. 그 결과 매매차익을 배경으로 한 전세는 사라지고 고정수입을 확보하려는 월세로 시장이 개편되리라는 것이다.
위세를 떨치는 월세는 주택 매매시장의 정상화, 임대주택의 공급확대 등 주택정책의 무거운 과제를 재확인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택시장만의 문제에서 비롯된 현상이 아니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임대주택이 전체 주거의 절반에 이르는 현실에서 전세시장이 완전 소멸된다면 웬만한 중산층을 포함한 서민 가계는 큰 타격을 받을 게 분명하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최근 '40ㆍ50대 중산층 가계의 소득과 저축, 부채를 분석한 결과 은퇴 후 저소득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들에게 월세 부담까지 가세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전세대란에 이은 월세 시대의 본격 개막, 미봉책으로 급변하는 주택 시장의 문제를 대응할 때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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