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판 IMF '암로' 국제기구화
아세안(ASEAN)+3 회원국이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불리는 암로(AMRO)는 국제기구로 세를 불린다.
회원국들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역내 경제는 내수와 견실한 금융 중개기능, 적절한 거시경제정책 등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회원국들은 다만 "지속적인 글로벌 유동성 증가는 신용팽창과 자산버블 등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면서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글로벌 양적완화 정책이 역내 경제에 미칠 부작용과 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에 따른 쏠림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로의 이재영 그룹장은 "공식 석상에서 엔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회원국들이 공동성명에 관련 문구를 담은 점은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회의는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반발과 국내 사정으로 한·중 재무장관이 불참한 가운데 개막했다. 이에따라 종전보다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공동성명에 엔저 등 주요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의 담아 존재감을 확인했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는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이 신흥국 경제를 교란할 수 있다'는 지적에 "일본을 통한 자본 유입으로 아시아에 자산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본의 부양책으로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로다 총재는 외신을 통해 이런 입장을 밝히면서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 등 주변국들이 구로다 총재를 '헬리콥터 구로다(돈 살포 구로다)라 부르며 일본의 근린궁핍화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관련 인터뷰에는 일절 응하지 않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아세안+3의 내년도 회의는 내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다.
델리(인도)=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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