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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추경 욕하던 의원들 뒤에선 '쪽지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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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지난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추경안 심사에서 한 의원은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예산에는 6000억이 넘는 돈이 투입됐는데 주거복지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한탄강댐 사업은 작년에 예산을 삭감했는데 이번 추경에서 다시 편성해왔다며 정부가 추경을 눈먼돈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지역구의 육교와 우회도로 건설, 강변개발 대해서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시급한 현안"이라며 예산증액을 요구했다.

국토위는 예산소위에서 추경안을 4000억원 넘게 증액했는데 대부분 도로와 철도 등 지역 현안예산을 끼워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도 갖추지 못한 사업도 포함됐다.
추경 비판에 가장 앞장서왔던 다른 의원은 상임위에 추경안이 상정되자 정부출연연구소를 지역구에 설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모습은 다른 상임위의 추경심사에서도 나타났다.

추경심사를 위해 국회를 찾은 부처 관계자들은 "정부의 추경을 두고 앞에선 목이 터져라 비판하던 의원들이 정작 상임위만 오면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급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승진한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신임 인사차 국회를 들렀더니 다들 '이봐 우리 지역구 예산 (잘 챙겨줘야돼) 알았지'라고 말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예산심사소위 같은 비공개회의에서는 정도가 심해진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19대 국회 첫 예결특위 위원들을 부러워한다. 예결특위는 매년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동료의원과 자기 지역구의 민원성 예산 이른바 '쪽지예산'을 반영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그래서 특위 위원의 임기는 '같이 살자'는 취지로 1년이다. 쪽지예산은 매년 늘어 2011년 2000억원대, 2012년 4000억원대, 2013년에는 5000억원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예결특위는 1년 임기 기간에 본예산안과 추경예산안, 두 번을 심사하게 된다. 상임위가 이정도라면 예결특위 소위 심사가 시작되는 오는 30일부터는 '쪽지전쟁'이 벌어질 것이 뻔하다. 국회의원들의 성찰과 부처의 적극적 대응, 언론의 감시가 절실한 때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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