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 측 "박 회장이 지인 사장에 앉히려다 실패 후 분풀이"
자유총연맹 "대표이사직을 보전하기 위한 음해"
급감한 자유총연맹의 배당률도 분란 원인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한국전력 자회사였던 한전산업개발이 경영진과 대주주간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양측이 같은 날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어 서로를 강하게 비판하며 고성이 오가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김영한 한전산업개발 사장은 19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라그룹에 회사를 매각하려고 했지만 최대주주인 한국자유총연맹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결렬시켰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또 "지난해 3월 대표이사직 3년 연임이 결정됐는데 자유총연맹의 박창달 회장이 갑자기 사임을 요구했다"며 "박 회장이 지인을 사장에 앉히려다 실패하자 분풀이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자유총연맹은 김 사장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같은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표이사직을 보전하기 위한 김 사장의 음해"라고 반박했다. 자유총연맹 신동혁 사무부총장은 "한라그룹과의 회사매각은 가격이 맞지 않아 결렬된 것"이라며 "한라그룹이 가격을 조정해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이미 협상기간이 종료돼 응하지 않은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 사임요구 건에 대해서는 "김 사장은 방만한 투자 확대와 각종 비리 의혹, 독선적 회사 운영으로 감사에 의해 검찰에 고발 조치됐다"며 "회사에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힌 만큼 대표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총연맹은 지난 2월 김 사장을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이번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유총연맹과 한전산업개발의 관계를 들여다봐야 한다. 갈등 구조는 권정달 전 자유총연맹 회장 시절에 형성됐다. 한전산업개발 대표이사를 겸임하던 권 전 회장은 2008년 횡령 및 배임 등으로 구속됐다. 당시 권 전 회장의 비리는 두 조직의 수장을 한 사람이 맡아 견제할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때부터 자유총연맹 회장직과 한전산업개발 대표이사직은 분리돼 임명됐다.


자유총연맹의 실질적인 임명권자였던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2009년 권 전 회장 후임으로 박창달 국회의원을 임명했다. 한전산업개발에는 보수 인터넷 신문 뉴데일리와 데일리안을 창간해 당선을 도운 김 사장을 임명했다. 박 회장은 2009년 취임 직후부터 지인인 원성수 현 자유총연맹 부회장을 한전산업개발 사장에 임명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가 직접 방침을 정한 만큼 인사권을 행사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3월 김 대표이사가 연임됐지만 정권이 바뀌자 박 회장이 다시 인사권을 행사하려 해 지금의 사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김 사장 측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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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총연맹의 배당률이 낮아진 것도 갈등을 키웠다. 김 사장이 재임하던 3년간 한전산업개발은 사업 구조가 다변화되면서 순이익을 늘려갔지만 자유총연맹 측에 배당되는 배당률은 급감했다. 2008년 90%에 가까웠던 배당률이 30%까지 낮아졌다.


한전산업개발은 1990년 한국전력의 100% 자회사로 설립된 뒤 2003년 자유총연맹이 51%의 지분을 인수했다. 사실상 민영화된 것이다. 2010년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현재 자유총연맹이 31%, 한전이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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