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냉난방공조전에서 '최고'라는 수식어를 차지하기 위한 삼성과 LG의 경쟁이 벌어졌다. 이날 양사는 행사에 들여놓은 시스템에어컨에 최고라는 칭호를 붙이기 위해 아침부터 보도 자료를 분주하게 내보냈다.


이날 오전만 해도 '최고 에너지효율' 타이틀은 LG가 선취했다. LG는 'LG전자, 국내 최고 효율 시스템에어컨'이라는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최고에너지 효율을 홍보할 새도 없이 '최고' 타이틀은 삼성전자에게로 넘어왔다. 2시간도 안 돼 삼성이 자사 시스템에어컨이 LG전자보다 0.06포인트 앞선 5.74 효율을 취득했다고 알려온 것이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LG전자 부스는 바삐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이제 막 승인을 받았다며 5.68이 적힌 기존 스티커를 떼어내고 5.92가 찍힌 스티커로 급히 교체했다. 최고 에너지 효율 타이틀을 두고 탁구공 주고받듯 주거니 받거니 한 것이다.

최고란 내 앞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이 분야 1인자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준다. 이 때문에 업계는 최고라는 수식어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소비자는 에너지 효율 수치의 소수점 두 자리를 따져보기 전에 '최고'라는 문구에 더 눈길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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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고 에너지 효율 타이틀에 집착하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전보다 0.05 포인트만큼 나아간 기술력 진화에 있다. LG가 삼성보다, 삼성이 LG보다 앞섰기 때문이 아니라 이전보다 자체 기술력이 진화했다는 데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세계 시스템에어컨 시장에서 경쟁상대는 삼성과 LG가 아니다. 두 기업보다 시장점유율과 기술력 수준에서 월등히 앞서있는 미국 중국 일본 기업이 버티고 서있다. 양사가 국내서 최고에너지 효율이라고 외쳐 봤자 우물 안 싸움으로 밖에 안 비치는 이유다. 최고라는 완장을 차기 위해 경쟁에 골몰하기보다 미ㆍ중ㆍ일 기업들을 넘어서기 위한 시장전략과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할 때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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