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사라진 강남.. "1억 올라 거래된 것은 '급매물 변수'"

▲강남 재건축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일부.

▲강남 재건축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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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인근 상가. 9일 한 공인중개사무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컴퓨터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한 직원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워낙 손님이 없어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던 그였다.


강남 중개업소를 둘러보니 재건축 집값이 올 들어 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앞서 부동산시장에서는 침체 속에서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 거래가격이 8주 연속 상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일대 공인중개 사무소들은 손님이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대해 압구정동 S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반짝 거래된 후 호가만 올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봄 이사철이라 2월 거래가 조금 됐는데 새 학기 시작되니까 다시 손님이 뚝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매수 문의가 뚝 떨어진 상태여서 서로를 연결해 협상할 여지도 없으니 시세라는 게 의미가 없고 일감이 없어 게임으로나마 무료한 일상을 달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의 아파트 값 상승세를 두고는 현실과 통계치간 차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가격이 오르긴 했어도 정상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최근 10억원에 거래가 됐는데 살 사람이 급한 사정으로 인해 매수한 것"이라고 했다. "호가는 10억원을 넘어 10억5000만원짜리도 있지만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매수하려는 실수요자가 있어야 가격이 성립될 수 있을텐데 상황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3월 들어 압구정 현대5차 115㎡는 1억2500만원 올라 12억2500만원 선으로 시세가 형성됐고, 현대3차 108㎡는 8억7500만원에서 1억원 오른 9억7500만원 선이었다. 대부분 시세가 1억원 가량 상승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상승세는 저렴하게 나온 급매물들이 빠지면서 만들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에는 봄 이사철을 맞아 가격이 저렴한 급매물들이 대부분 거래됐다. 가격 회복세를 보인 이유다.


S공인 관계자는 "2월에는 거래가 활발했다"면서 "평균적으로 12개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한 두건 정도는 거래를 성사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평소 '성수기'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라는 설명이 바로 뒤따랐다. "봄철 이사 수요가 예년에 비해서는 부진한 편"이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3월 들어서며 거래가 다시 뚝 끊겼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물건들은 이전 급매물들과는 가격차가 많아 추격 매수세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현지 부동산업체들은 입을 모았다.


H공인 관계자는 "오른 시세로는 추격매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급매물 이후 호가만 약간 올랐을 뿐 실거래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워낙 약세인 주택시장에서는 특별한 호재가 있어줘야 오른 가격으로 거래가 될 수 있는데 급매물들만 빠진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내 상가

▲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내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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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동 재건축 단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수십건씩 이뤄지던 거래가 3월 들어서는 주춤해졌다.


개포동 H공인 관계자는 "1월 첫 주에 비해 1억원 가까이 올랐다"면서 "개포 주공 1단지의 경우에는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수십건씩 거래가 됐다가 지금은 주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이 임박한 개포 주공 3단지의 경우 더욱 거래가 둔한 편이다. 가격이 두달새 1억원씩 급격하게 오른 것도 실제 수요가 뒤따랐다기보다는 일부 '뻥튀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장기간 약세를 보인 시장 속에서 매도자와 중개업자들의 급한 마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8억원에 집이 하나 팔리면 그 다음은 8억1000만원을 불러야 하는데 바로 8억5000만원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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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재건축 수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재건축 분담금액이 커지고 재건축 이후 집값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으니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것.


Y공인 관계자는 "요즘은 재건축 수익을 노리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면서 "11평을 사서 33평을 받으려면 3억원을 더 내야 되고 5년을 기다려야 되는데 지금 같은 시장상황에서 수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어서 다른 곳에 투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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