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3라운드까지는 잘나갔다.
김민휘(21)의 지난 연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 '도전기'다. 둘째날 무려 9언더파의 폭풍 샷을 날린 뒤 셋째날 5언더파를 보태 1타차 단독선두(18언더파)로 올라섰다. 이쯤 되면 25명에게 주는 PGA투어카드는 '떼놓은 당상'이었다.
PGA투어는 오는 10월 2013/2014시즌을 시작하는 체제를 도입해 Q스쿨 대신 2부투어 격인 웹닷컴투어를 반드시 거쳐야만 '빅 리그'에 진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변경됐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신한동해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자마자 잔여 시즌을 포기하고 태평양을 건너 Q스쿨에 도전했던 김민휘에게는 결과적으로 허무한 순간이 됐다.
"3라운드 직후 하체가 조금 흔들리는 것 같아 저녁에 하체 위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게 화근이 됐다"는 김민휘는 "보통은 4라운드로 대회가 끝나는데 반해 (Q스쿨은) 6라운드까지 진행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분석했다. 물론 21살의 '특급루키'답게 한숨만 내쉬지는 않았다. 곧바로 웹닷컴투어 진출을 결심했고,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1차 목표는 당연히 PGA투어 입성이다. 웹닷컴투어가 주 무대지만 틈나는 대로 먼데이까지 도전하는 까닭이다. "일본이나 아시안투어를 뛰면서 초청선수로 출전하는 방법도 있지만 어차피 PGA투어 실전 경험 없이 좋은 성적을 올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는 김민휘는 "밑바닥부터 시작해 미국의 여러 코스들을 공략하는 법을 배우겠다"며 "조만간 국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기회가 올 것"이라는 다짐을 곁들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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