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상징·글로벌경영 필수품 '마이 제트기' 타는 그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자가용 제트기 보유자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성 재정적자로 허덕이는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해 제트기 소유자들에게 제공했던 세금 감면 혜택부터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자가용 제트기를 보유한 기업인이나 구매를 고려 중인 이들에게는 날벼락이나 다름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유한 개인 및 기업들이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리는 반면 미국의 대다수 부유층은 세금을 감면 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미 항공산업협회는 일자리 120만개를 유지하고 매출 1500억달러(약 162조5250억원)를 창출하는 항공산업이 타격 받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자가용 제트기를 이용해본 기업인은 제트기가 매우 유용하다고 말한다. 제트기를 이용할 경우 미국 내 5000개 공항에 다다를 수 있지만 일반 항공기를 타면 550개 공항밖에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가용 제트기만 있으면 가고 싶은 곳으로 좀더 자유롭게 갈 수 있다.
자가용 제트기 소유자들은 기내에서 신발을 마음대로 벗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농담하곤 한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자가용 제트기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실 몇 가지를 최근 소개했다.
◆미국이 가장 많이 보유=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가용 제트기를 보유한 나라는 미국이다. 등록 대수 기준으로 미 기업 및 부자들이 보유한 제트기 수는 미국 밖 세계 전역의 제트기 수를 앞선다. 미국이 1만1261대, 미국 외 나라들이 7997대를 갖고 있다.
◆'슈퍼볼' 때 가장 많이 이용=자가용 제트기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성수기는 미식축구 슈퍼볼 시즌이다. 올해도 600여편의 제트기가 슈퍼볼이 열린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레이크프론트 공항에 착륙했다. 평소 레이크프론트 공항을 이용하는 자가용 제트기는 125편 정도다. 이외에 마스터스 골프 대회가 열릴 때면 인근 공항에 자가용 제트기 이착륙이 빈번해진다.
◆가장 인기 있는 기종은 세스나의 사이테이션 XLS=가장 사랑 받는 자가용 제트기는 세스나의 '사이테이션 XLS'로 조사됐다. 중형인 사이테이션 XLS는 지난해에만 14만4302회 이륙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당 들어가는 비용은 3388달러다.
◆가장 비싼 게 5억달러=가장 비싼 자가용 제트기는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알 와리드 빈 탈랄이 소유한 A380이다. 추정 가격은 5억달러로 비행기 안에 두 개의 차고와 한 개의 마굿간, 어느 때든 메카를 향해 기도할 수 있도록 사방에 기도실까지 마련돼 있다.
◆자가용 제트기 애호가로 변신한 워런 버핏='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오랫동안 자가용 제트기 소유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하지만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가 1986년 85만달러에 제트기를 구입한 뒤 그의 태도는 바뀌었다. 저렴한(?) 제트기를 구입한 버크셔는 3년 뒤 670만달러짜리로 교체했다. 제트기에 푹 빠진 버핏은 이후 자신이 죽으면 "제트기와 함께 묻어달라"고 농담할 정도로 제트기 애호가가 됐다. 이후 그는 자가용 제트기 사업이 유망하다는 판단 아래 관련 사업 투자에 나섰다. 1998년 버크셔는 항공기 공동 소유 사업체 넷젯에 7억2500만달러를 쏟아 부었다. 지난해 버핏은 넷젯을 통해 자가용 제트기 425대 구매에 나섰다. 자가용 제트기 비판론자였던 버핏은 자기가 막상 써보니 남들이 왜 제트기에 목 매는지 확실히 알게 된 것이다.
◆연예인들에게도 인기=자가용 제트기를 소유한 유명 연예인으로는 오프라 윈프리(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의 글로벌 익스프레스 XRS), 액션스타 성룡(브라질 항공기 제조업체 엠브라에의 레거시 650), 월드 스타 비욘세의 남편이자 세계적인 프로듀서인 제이지(봄바디어 챌린저 850) 등이 있다. 더 나아가 자가용 제트기를 직접 조종하는 연예인도 있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는 '걸프스트림IV'를, 존 트라볼타는 보잉707 등 다양한 기종을 조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라볼타는 아이티 대지진 발생 당시 자가용 제트기에 구호물품을 싣고 직접 날아갔다.
◆최장 항속거리는 봄바디어의 글로벌 8000=봄바디어의 '글로벌 8000'은 자가용 제트기 가운데 가장 긴 항속거리를 자랑한다. 승객 8명을 싣고 마하 0.85(시속1040.4㎞)로 1만4630㎞나 날 수 있다. 한 번 연료를 채우는 데 5만3000달러가 들어간다.
◆향후 10년 사이 자가용 제트기 1만대 제조=현재 자가용 제트기 소유자 가운데 30%가 앞으로 5년 안에 새 기종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인기 덕에 향후 10년 사이 제트기 1만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2500억달러다. 오바마 대통령이 감세 혜택 중단으로 자가용 제트기 소유자들에게 과세할 태세지만 자가용 제트기 사업의 발목을 잡기는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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