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7~8만 수준에서 2~3만 늘듯…"연간 2조 재원 마련 관건"
박 당선인의 주택·부동산 태스크포스 단장을 맡고 있는 연세대 서승환 교수는 21일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전면 임대전환 수준은 아니어도 임대 비중을 상당폭 상향 조정하는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그는 다만 “아직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확대할 지, 입주 자격을 어느 정도의 소득 분위에 맞출 지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보금자리주택은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주거복지 정책으로 2008년 9·19 대책에서 도입됐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15만가구, 총 150만가구 공급이 목표다. 당시 임대주택 공급목표는 총 80만가구였다.
이후 연도별 보금자리주택 공급실적을 보면 2009년 14만5000가구(임대 7만4000가구), 2010년 16만4000가구(임대 8만3000가구), 2011년 12만6000가구(임대 7만4000가구) 등이다. 연간 임대 물량이 7만~8만가구(51~59%) 선을 유지해 왔다.
박 당선인의 임대주택 관련 공약은 렌트푸어 대책의 세 번째 공약 사항인 ‘보편적 주거복지’에 담겨져 있다.
박 당선인은 주거복지의 수혜 대상을 소득 5분위 이하 무주택 서민 550만가구 전체로 확장한 보편적 주거복지 개념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건설임대 7만가구, 매입전세임대 4만가구, 전세자금 융자 18만가구, 공공분양주택 2만가구, 구입자금융자 14만가구 등 연간 46만가구의 저소득층 주거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박 당선인은 또 다른 렌트푸어 대책인 행복주택 프로젝트를 통해 철도 시설 부지를 활용한 임대주택(기숙사 포함)을 임기중 총 2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고 밝혔다. 이 외에는 구체적인 공급 계획이 명시된 바는 없다.
요약하면 행복주택 20만가구와 기타 35만 가구를 합쳐 임기중 55만 가구의 임대를 공급하겠다는 게 아직까지 나온 박 당선인의 보금자리주택 임대 공급계획의 골자다. 이를 토대로 하면 연간 평균 11만가구를 보금자리 임대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보금자리주택 총 공급물량이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임대 비중은 50% 안팎에서 73%까지 올라가는 셈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보금자리주택은 재정과 국민주택기금을 포함해 연간 10조원 정도가 투입이 된다. 보금자리주택의 85% 가량을 공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재정·기금 지원에 자체 자금을 더해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 비중을 늘리면 자연히 자체 자금 부담이 늘어 부채 규모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LH 관계자는 “임대주택 1가구 당 1억원 정도의 자체자금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 임대 규모를 8~9만가구에서 박 당선인의 공약대로 11만가구 수준으로 늘릴 경우 분양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연간 2조원 정도의 부채가 늘게 되는 셈이다. 그는 "분양 공급 규모는 줄이고 분양가를 높여 나오는 수익으로 임대주택을 짓거나 재정지원을 늘리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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