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 수원시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수원시가 장안구에 엄연히 '법정동'(자연부락 등 오랜 전통을 지닌 법으로 정한 마을)으로 상광교동과 하광교동 등 '광교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광교신도시에 다시 광교동을 신설하려고 하자,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장안구 광교동 주민들은 최근 마을 주민과 등산객 등 6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수원시에 광교동 사용 금지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으나 거부되자, 최근 수원지법에 광교동 신설을 무효로 해달라는 내용의 '조례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소장에서 "법정동으로 장안구에 광교동이 존재하는데도 영통구에 광교동이란 행정동을 신설함으로써 명칭 사용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특히 마을 이름을 빼앗긴 광교동 주민들은 상실감과 더불어 명예와 자부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수원의 명산인 광교산(光敎山) 자락에 자리를 잡은 장안구 광교동은 고려시대부터 사용해온 마을 이름인 동시에 법정동으로 현재 150여가구, 6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장안구 광교동은 인구가 적어 인근 연무동사무소가 담당하는 반면 신설 영통구 광교동사무소는 법정동인 하동과 이의동을 담당한다.


광교동에 사는 한 주민은 "1000년 넘게 썼던 마을 고유이름을 주인 허락도 없이 가져다 쓰는 것은 주민들의 삶과 역사를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수원시의 부도덕한 행정에 분개했다.


수원시는 그러나 절차에 따라 광교동이란 명칭을 선정했고 조례로 공포했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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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광교신도시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광교동 주민센터를 건립, 26일부터 업무를 개시한다.


한편, 장안구 광교동 주민들은 '본래 광교동 주민은 연무동 사무소, 이의동과 하동 주민은 광교동사무소가 웬말인가' 등 광교동 신설을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마을 곳곳에 내걸었다. 수원시가 광교동 신설을 계속 추진할 경우 물리력 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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