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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매니저, 日노인기저귀 판매량에 주목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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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상 처음으로 노인기저귀 판매가 유아기저귀 판매 앞질러
'극심한 고령화'..日국채 거품 붕괴 직전 경고 목소리 커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일본 국채에 투자하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일본의 노인용 기저귀 판매량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노인용 기저귀 판매량은 인구 고령화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따라서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일본의 엔화 자산을 매도해야 할 판단 근거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올해 일본에서 노인용 기저귀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유아용 기저귀 판매량을 앞지르고 있다며 헤지펀드 업계에서 일본 국채 거품 붕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인 기저귀 판매량 증가는 일본 경제가 극복하기 어려운 인구구조학적인 문제에 직면해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풀이된다. 일본의 출산율은 1947년 정점을 찍었다. 극심한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줄고 있다. 이 때문에 사회보장 비용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세수는 줄면서 정부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세 인상이 올해 정계 최대 쟁점이 됐던 이유다.

따지고 보면 일본 국채가 거품이라는 경고는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일본의 정부 부채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고령화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국채를 보유한 주체가 대부분 일본 국민이고 엔화 자산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 속에 일본 국채는 잇따른 거품 경고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나타냈다.
소시에떼 제네랄은 일본 국채 금리가 오르기(일본 국채 가격 하락)를 바라는 것은 무지개를 쫓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의 준 이시이 수석 채권 투자전략가도 일본 은행들이 정부 국채를 얼마든지 더 살 수 있다며 일본 국채 매수세가 약해질 어떠한 징후도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제는 정말 일본 국채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령화는 점점 심화되고 최근에는 일본 수출 경제가 무너지면서 경상수지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 자산을 매도하는 오들레이 캐피탈을 운용하고 있는 일본 전문가 크리스토퍼 리그는 "이제는 상황이 바뀔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달 16일 총선이 변화를 가져다 줄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 총선에서 승리가 유력시되는 일본 제1야당 자민당의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정권을 잡으면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사하겠다고 공언했다. 리그는 자민당이 재집권하면서 일본은행(BOJ)의 통화 정책이 좀더 적극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내년 초에는 일본은행 총재와 2명의 부총재가 바뀐다. 이에 따라 아베 행정부에서는 물가 안정보다는 경기 부양을 중시하는 비둘기파가 득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리드는 말했다.

리그는 이같은 과정이 진행되면 일본 국채 금리는 2%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0.7% 수준이다.

극단적인 비관론자들은 투기 자본이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본 국채 매도에 나설 경우 일본 국채 금리가 6~7%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리그는 이에 대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리그가 운용하는 오들레이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의 예상이 들어맞는다면 일본 펀드에서 세자리수 수익률도 가능하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대형 글로벌 투자회의의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화 자산에 대한 화두는 왜 엔화 자산 하락을 노리는 투자를 하느냐가 아니라 왜 엔화 자산 하락에 투자하지 않느냐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차피 국채 금리가 낮기 때문에서는 현 상황에서는 엔화 자산 상승을 노려도 수익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엔화 자산 상승을 노려도 투자 대비 성과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댈러스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카일 배스는 일본의 현재 상황에 대해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를 언급했다.

나스닥 증권거래소 이사장을 지냈던 메이도프는 엄청난 수익률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메이도프는 펀드 운용을 통해 수익을 남긴 것이 아니라 단지 새로 가입하는 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을 기존 가입자에게 펀드 운용 수익이 난 것처럼 꾸며 지급했다. 이러한 방식의 다단계 사기 행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투자자들을 늘려야 했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혔고 그의 사기 행각은 만 천하에 드러났다.

배스는 미래에 대한 낙관적 약속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희생자가 폰지 사기에 걸려들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열심히 연금에 저축하는 일본의 젊은이들이 결국에는 희생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일본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다시 말해 젊은이들이 쏟아부은 연금이 막대한 노년층을 부양하는데 다 소진되고 정작 지금 젊은이들이 노년층이 됐을 때 정부 자금이 없이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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