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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대중교통 법안' 과연 옳은가?..택시기사마저 "글쎄~"

최종수정 2012.11.22 09:47 기사입력 2012.11.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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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택시 대중교통 법안'으로 인해 버스업계와 택시업계, 정부와 국회가 극명한 입장차로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택시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상정된 안이라지만, 국회가 복잡한 문제를 무리하게 밀어붙이기식으로 처리를 한다는 지적도 팽배하다. 더욱이 택시 대중교통 인정이 법적효력을 갖게 되더라도 과연 택시기사들에게 실질적인 처우개선으로 작용할지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켜 이에 반발한 버스업계가 22일 밤 12시부터 운행중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서울지역에서 이날 오전 6시 20분부터 버스 운행이 재개되면서 경기도, 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운행재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오는 23일 이 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일단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켜 향후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법적근거를 갖게 된다.

◆택시, 대중교통 인정만이 방법인가? = 이번 '택시 대중교통 법안'은 국회의원들이 택시가 노선버스와 마찬가지로 대중의 이동수단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해 상정된 것이다. 이같은 개정안은 17대, 18대 국회에서도 3건, 6건씩 제안된 바 있지만 임기만료 폐기되다가 19대 들어서는 비슷한 내용으로 5차례 제안돼 이번에 법사위가 통과시켰다. 개정안 발의는 새누리당, 민주당 양쪽 국회의원들 모두 했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보는 시각은 저렴한 기본료와 전국에 25만대로 늘어난 택시대수로 기인한 공감대다. 택시는 많은데 택시기사는 턱없이 부족해 전국 30~40%가 차고지에 서 있다는 게 택시업계가 말하는 실정이다.당장 택시를 굴리기 위해 사업자들은 무자격인 사람들을 고용하기도 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거기다 영업용 택시기사들은 회사에 매일 10만원 안팎의 사납금을 입금해야한다. 이에따라 택시기사들의 평균 월급은 140만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택시기사들의 처우가 이처럼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개인택시면허 남발 ▲택시 감차를 위한 재정지원 부재 ▲불법택시도급제 관리감독 부실 ▲사업자에게 유리한 사납금제도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감차를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은 택시업계가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사안이지만, 재정부족을 이유로 계속 거절당했던 부분이다. 임승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본부장은 "워낙 택시종사자들의 환경이 열악하고 감차 문제가 해소가 안 되니 택시도 버스처럼 재정지원을 투입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 분석에 따르면 전국 택시 중 5만대가 과잉공급이다. 더욱이 개인택시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다. 개인택시면허도 재산권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이를 보상해주면서도, 삼진아웃제를 도입해 단속도 강화해야 택시 감차가 가능하다.

서울에서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 모씨는 "영업택시 자체가 꼭 적자가 난다고 볼수는 없고, 진짜 문제는 사업자들이 취하는 사납금 규모가 너무 커서 이것이 고스란히 택시종사자들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라며 "감차와 불법도급제 근절 등이 근본적이 해결책인데, 이번 법안이 얼마나 종사자들에게 혜택을 줄지 의문이며 사업자만 배부른 제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더욱이 국회의원들이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과연 바람직한가라는 의문은 여전히 제기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가장 최근 통계로 내놓는 지난 2009년 인구 100만명당 수송분담율은 자가용 36.4%, 버스 31.3%, 지하철, 철도 22.9%, 택시 9.4%였다.

◆대선앞두고 표의식..택시 30만명 VS 버스 10만명 = 이처럼 '택시 대중교통 법안'은 큰 논란거리로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 반대하며 일단 총리주재 긴급 장관회의를 열어 본회의 상정보류를 여야에 요청키로 했다.

특히 버스업계는 "이 법안이 결국 정부가 지원하는 대중교통 재정을 택시와 함께 나눌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버스노조 한 관계자는 "택시종사자 30만명, 버스 종사자는 10만명. 이것만 봐도 이미 대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우리에게 국회에서 단 한마디 의견을 묻지도 않았고, 이번 개정안 발의에 대한 공청회한번 열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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