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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가 살인범이다' 정재영 "반전? 진짜는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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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가 살인범이다' 정재영 "반전? 진짜는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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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재범 기자]우선 이상했다. 배우 정재영이 형사란다. 그런데 데뷔 첫 형사 캐릭터라고. ‘어 그런가?’란 의문점에 정재영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봤다. 진짜 형사 역은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가 처음이다. 1998년 장진 감독의 ‘기막힌 사내들’로 스크린에 데뷔한 지 14년만에 맡은 첫 캐릭터다.

정재영은 영화 언론시사회 당시에도 “살인범에 더 어울릴만한 얼굴인데 형사 역을 맡았다”며 농담을 했다. 다시 질문했다. 그가 맡은 형사 ‘최형구’보다 박시후가 맡은 살인마 ‘이두석’이 더 탐나지 않았을까.
그는 “정재영이 살인마라고? 관객들이 원하는 영화는 절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감독이라도 내 얼굴로 살인마라면 만들지도 않는다. 그건 뻔한 영화다. 그건 아니다”라며 손사래다. 하지만 여지는 남겨뒀다. “만약 진짜 악마를 그리는 영화라면 도전 가능성은 열어두고 싶다. 진짜 악마 말이다”며 눈빛을 번뜩였다. 가뜩이나 험상 굳게 생긴 얼굴에서 스산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정재영은 이내 “무섭지 않나”라며 노려봤다. “(악마 역할도) 가능하겠다”며 몸을 좀 뒤로 빼자 “겁먹지는 말고”라며 다시 인상 좋은 아저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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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봉 첫 주 70만을 돌파할 정도로 독보적인 흥행세로 스타트를 끊었다. 언론시사회 당시 몰아치는 듯한 액션신과 탄탄한 드라마,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 코드가 더해지면서 이례적으로 박수까지 터져 나왔다. 문자 그대로 ‘예상 밖의 재미’란 찬사가 쏟아졌다. 제목에서 오는 무거운 스릴러의 이미지는 오해였다.

정재영은 “감독님도 그렇고 나와 박시후도 그렇고 다 그 부분을 생각했다. ‘무거운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가볍다’ 이런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냥 흘러가는 데로 눈과 귀와 가슴을 맡기면 꽤 재미있는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물론 약점도 있다. ‘내가 살인범이다’는 영화 내용 상 처음부터 선과 악의 실체를 공개하고 시작한다. 스릴러의 외피로는 위험한 발상이다. 자칫 스토리 동력에 힘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관객의 몰입 도는 처음부터 분산될 수밖에 없다. 정재영 역시 그 점을 염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이 영화의 매력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우려스러운 부분이 진짜 매력이었다. 이 얘기를 어떻게 끝까지 끌고 갈까 의심됐다”면서 “결코 사실적이지 않은 부분을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는 미묘한 장치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결말의 반전이 공개될 것이기에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극중 내 대사를 자세히 보면 아주 기가 막힌 묘미가 숨어 있다”고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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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영화의 핵심은 반전이다. 한때 한국영화계에 숱하게 불던 유행이다. ‘내가 살인범이다’ 역시 충격적인 반전이 영화 말미에 자리하고 있다. 반전의 묘미는 탄탄한 이야기가 기반이 돼야 한다. 그 만큼 ‘내가 살인범이다’는 그 반전을 충격으로 받아들일 만큼 확실하면서도 뚜렷한 이야기가 있다. 이런 점은 배우에겐 연기의 토대를 닦기 위한 어려우면서도 쉬운 밑밥이다.

정재영은 “워낙 탄탄한 얘기라 배우로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면서도 “틀 자체가 견고해 내가 마음대로 놀 수 있는 ‘판’의 입장에선 ‘내가 살인범이다’는 솔직히 좀 좁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영화를 보면 정재영은 처음부터 달리고 구르고 뛰어 내리고 넘어지고 엎어지고.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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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데뷔작부터 아마도 은퇴할 때까지 이 영화보다 더 고생할 작품은 없을 것 같다”면서 “영화 초반 추격신은 거의 원신 원컷으로 갔다. 지금 생각해도 입에서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힘들었다”고 손사래다.

죽도록 고생했으니 판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데뷔 후 드라마 출연이 전무한 그다. 꽤 여러 작품의 섭외도 들어왔을 법한데 말이다. 그의 얼굴을 알린 ‘킬러들의 수다’를 보면 ‘꽃미남’ 정재영을 볼 수도 있다. 그 이미지라면 재벌2세 혹은 실장님 캐릭터도 꽤 잘 어울릴 법하다.

정재영은 “나 정말 말랑한 사람인데 영화가 날 험악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만날 눈에 핏대 세우고 소리 지르고 말이다”라며 “나 부드러운 남자다. 좋은 작품 많이 제의해 달라”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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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악한 남자? 부드러운 남자 정재영과의 인터뷰였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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