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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만의 동행, ‘신 동의보감’ 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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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오민 한국한의학연 문헌연구그룹장, “동아시아 전통의학과 현대 한의학 모두 담아”

권오민 한의학연구원 문헌연구그룹장이 소장고에 있는 200년 된 동의보감을 들어보이고 있다.

권오민 한의학연구원 문헌연구그룹장이 소장고에 있는 200년 된 동의보감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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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동의보감이 400년 만에 다시 쓰여진다.

1596년 어의(御醫) 허준(許浚)이 선조임금의 명을 받고 당대 최고의사들과 동북아지역 의서에 기록된 의료기술과 지식 등을 모아 체계적으로 집대성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지금으로 말하면 의학 관련 ‘국가 최대 프로젝트’인 셈이다. 책은 17년 뒤인 1613년에 완성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동의보감’을 400년 뒤 후손들이 다시 쓰기 시작했다. 최고의사들이 함께 만든 것과 같이 한국한의학연구원을 중심으로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 대한한의학회, 한방병원협회 등 학술·직역단체들이 참여하는 한의계 최대사업이다.

권오민(45) 한국한의학연구원 문헌연구그룹장(한의학박사)을 만나 ‘'신(新)동의보감 프로젝트'다’로 이름 지어진 이 계획을 들어봤다.

문헌연구그룹은 한의학연구원 안에서 전통의학 서적을 모으고 번역, 정리하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권 그룹장과 인터뷰를 한 곳은 청강 김영훈(1882~1974년)이 1914년부터 1974년까지 쓴 평생 진료기록부 복사본이 4개의 책장에 빼곡히 들어찬 연구실 이었다.
권 그룹장은 “청강선생 기록은 일제시대에 환자들이 어떤 질환을 겪는지, 어떤 처방을 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며 “후학들의 한의학연구에 큰 도움이 되는 보물”이라고 소개했다. 청강의 진료부와 처방전을 살피면서 지금의 처방과는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떤 발전이 있었는지도 엿볼 수 있다.

‘신 동의보감’ 편찬도 마찬가지다. 권 그룹장은 “‘신 동의보감’ 편찬계획은 허준의 동의보감에다 후배 한의사들이 개척한 분야를 더하고 기존 내용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하자는 목적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17년 걸린 동의보감 편찬작업을 ‘신 동의보감’은 1차 계획으로 4년 뒤 출판을 목표로 했다.

기존 동의보감 내용에다 17세기 이후 임상에서 연구된 자료를 더하고 사상의학, 부양의학 등 우리나라에서 연구된 성과도 넣는다. 또 동의보감을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권 그룹장은 “‘신 동의보감’은 기초한의학, 임상한의학, 한국형한의학 분야로 나눠 작업을 계획했다”고 소개했다.

기초한의학은 동의보감을 중심으로 한 전통(역사)한의학을 담았다. 동의수세보원 같은 중요 문헌들과 동아시아 한의학의 전통을 모았다. 현 단계에서 쓰는 이론은 임상한의학에서 다룬다.

한국형한의학엔 동의보감 후 국내 한의사가 자체개발해 현장에서 쓰고 있는 여러 치료기법들을 체계화해 추가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 없는 새 분야다.

권 그룹장은 “약침, 사상의학, 추나요법 등 새로 개발된 의료기술을 각 분야전문가들이 분석해 신동의보감에 담을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해당분야 전문가들이 자신의 고유한 비법이나 노하우를 공개키로 했다”고 말했다.

새 한의학부분을 넣는다면 동의보감보다 더 방대한 분량이다. 권 그룹장은 “동의보감이나 신동의보감이란 이름을 버리면 집필에 더 자유롭지 않느냐는 내부지적도 있었다”며 “400년 전 나온 자료에 덧붙여 최근 의학지식을 넣는 작업이다. 동의보감의 정신을 잇고 집필편제는 동의보감을 최대한 반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집필기준은 현장한의사들이 환자를 진맥하면서 처방전을 쓸 때 바로 찾아볼 수 있는 책, 일반인들도 한의학에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책으로 잡았다.

기초한의학은 동의보감의 집필순서를 최대한 따르고 임상한의학은 질병분류코드에 따른 순서로 잡았다. 질병을 빨리 찾아보기 위해서다. 한의학계 염원인 새 동의보감 탄생이 멀지 않았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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