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8일 오후 손님맞이에 분주해야 할 남대문시장은 한산했다. 특히 추석 명절 대목을 앞두고 사람들로 한창 붐벼야할 남대문시장이지만, 옷과 가방 등 잡화점이 모여 있는 골목에만 그나마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뿐 농수산물 상점 주변에는 고요한 적막만 흘렀다.
20년간 생선가게를 운영했다는 김선경(54)씨는 "이제 추석과 같은 명절이 대목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재래시장은 어렵다"며 "IMF때 보다도 장사가 안되서 굶어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고추를 다듬고 있던 최정자(68) 할머니는 "몇 년 전부터 재래시장에서 명절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어졌다"며 "요즘 사람들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산지에서 직접 구입해 버린다. 아침 9시에 나와서 지금까지 고추 한근(600g)도 팔지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영동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김진주(58)씨는 "가뜩이나 썰렁한 시장이 채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더 썰렁해졌다"며 "오늘 하루 종일 1만원 팔았다.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인근에 대형 할인점이 들어선 이후 재래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그나마 오는 손님들도 물가가 너무 올라 가격만 물어보고 쉽게 구입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바로 옆 과일가게 아저씨는 "아직까지 명절 특수를 기대하기는 이르다. 장사가 안되도 추석연후 직전인 마지막 주에는 손님이 조금은 있을 것"이라며 "다만 태풍으로 과일 가격이 많이 올라 예전만큼의 특수를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장을 보고 골목을 올라가는 한 시민은 "채소나 과일, 건어물 등 싱싱한 재래시장 물건을 사고 싶지만 주차시설이 불편해 가끔씩 찾고 있다"며 "날도 덥고 힘들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편하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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