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주택 투자자들이 강남 피하는 이유는?

영등포· 동대문·구로구 각각 3곳 '최다'.. 저렴한 분양가·풍부한 임대수요 영향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불황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소형 주택 투자자들이 비강남권으로 몰리고 있다. 저렴한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임대수요가 풍부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분양한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복합단지 22곳 중 21곳이 비강남권으로 조사됐다. 영등포구· 동대문구·구로구가 각각 3곳으로 가장 많았고 중구·종로구·강동구 2곳씩, 강북구·광진구·금천구·도봉구·서대문구·중랑구 1곳씩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에서는 지난 7월 분양한 서초구 강남역 푸르지오 시티가 유일했다.

공급이 집중된 지역을 살펴보면 저렴한 분양가와 풍부한 임대수요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의도 등 배후수요가 풍부한 영등포구, 가산·구로디지털단지 등 1~2인 직장인들이 많은 구로구, 한국외대·경희대·서울시립대 등 대학생 수요가 몰려있는 동대문구 등이 대표적이다. 도심에 위치해 서울 어디로든 접근성이 뛰어난 중구와 종로에서도 각각 2곳이 분양했다.

강남권은 과거 집중적으로 오피스텔 공급이 이뤄졌지만 높은 분양가로 기대만큼 높은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부동산114와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송파구(4.84%) 강남구(5.25%) 등이 4~5%대를 기록한 반면 강북구(6.53%) 은평구(6.41%) 등은 6%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올해 비강남권에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 물량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장점을 결합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에게는 낮은 분양가와 풍부한 임대수요로 인한 높은 수익률, 임차인에게는 쾌적한 거주환경을 갖춘 1~2인 주택 공급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1~2인 가구의 수요가 산업단지, 대학교, 역세권 등 지역적으로 고루 분포돼 있기 때문에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입지 선택이 이뤄졌다"면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모두 기존 원룸형태의 다가구 수준에서 큰 규모로 지어지면서 브랜드화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입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단지화 등으로 품격이 높아지고 거주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올해 분양한 주요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복합단지는 '현대썬앤빌구로', '장안동 양우 내안애(愛)애플', '신촌 자이엘라', '수유역 푸르지오 시티', '오류동역 포스시티' 등이다.

현대BS&C가 구로구 오류동에 선보이는 '현대썬앤빌구로'는 도시형생활주택은 200가구, 오피스텔 125실로 이뤄졌다.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까지 250ｍ 떨어져 도보 5분 거리의 역세권이다. 남부순환고속도로, 경인로, 서부간선도로 등을 이용해 여의도와 강남 등지로 20분내 이동할 수 있다. 산업단지 등 임대수요도 풍부하다.

장안건설이 동대문구 장안동에 공급하는 '양우 내안애(愛)애플'은 지하 3~지상 17층 1개 동 규모로, 도시형생활주택 105가구(전용 18.94㎡)와 오피스텔 189실(전용 18.65㎡)로 구성됐으며, 준공은 2014년 1월 예정이다. 인근에 시립대, 경희대, 외대, 고대 등의 명문 대학들이 자리해 있어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동부간선도로, 내부순환도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를 통해 10분이면 강남-강북 및 북부 도심권과 수도권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GS건설이 서대문구 대현동에 공급한 '신촌 자이엘라'는 지하6~지상23층 규모로 도시형생활주택 92가구, 오피스텔 155호실 등으로 구성된다. 인근에 이대, 연대, 서강대 대학생과 광화문, 종로 등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까지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다양한 버스노선으로 교통여건이 뛰어나다.

대우건설이 강북구 미아동에 선보이는 '수유역 푸르지오 시티'는 지하 3~지상 20층 규모로 도시형생활주택 18~37㎡ 298가구, 오피스텔 22㎡ 216실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1가구·실당 1억원 초반대이다. 단지 인근에는 성신여대, 덕성여대, 서울사이버대, 한성대가 있고, 오동근린공원과 오패산(1㎞ 이내), 북서울 꿈의숲(2㎞ 이내) 등의 녹지공간이 주변에 있다. 롯데·현대백화점, 롯데마트, 수유 재래시장 등 쇼핑·유통시설과 강북구청, 강북경찰서 등 공공기관이 가깝다.

포스코ICT가 구로구 오류동에 선보이는 '오류동역 포스시티'는 지하 2~지상 19층 1개동, 전용 19~23.14㎡로 도시형생활가구 102가구, 오피스텔 191실로 구성됐다.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까지 50m 이내에 있는 초역세권으로 시청과 강남 등 서울중심부까지 바로 연결된다. 경인로, 남부순환로, 오류IC, 서부간선도로를 통해 강북은 물론 강남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또 산업단지가 밀집되어 있는 구로·가산디지털산업단지, 업무중심지역인 신도림, 영등포역까지 접근성이 매우 좋다.

이민찬 기자 lee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