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팬들은 밤새 TV중계를 보고, 또 보며 "나는 왜 저렇게 못 칠까?"하며 한숨을 내쉽니다. 캐디들은 우리 골프장에서 시합이 개최되면 선수들 캐디를 해야 하는데요, 선수들을 맡아 본 캐디들마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프로들의 캐디 의존도는 높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골프장에 오는 아마추어골퍼들도 핸디캡에 따라 캐디 의존도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골퍼 유형은 단연 공을 잘 못 치거나 모르는 게 많아 이것저것 물어보는 경우입니다.
경험이 적어 공을 맞히기에 급급합니다. 그래서 낯선 골프장의 라운드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지요. 첫 라운드에 나온 한 고객은 그린에 도착하자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되냐"고 물어 봤던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입니다. 캐디가 없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언니 저 초보예요, 잘 부탁해요"라고 하는 말에는 "못 치니까 미워하지 마세요"라는 뜻이 담겨있지요. 그걸 아는 우리 캐디들은 고객의 불안한 라운드를,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채운 편안한 라운드로 바꿔 드리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종종 쓰는 "고객님, 타이어 우드 같아요"라는 말은 초보 고객에게 자주 사용하는 캐디들의 재미있는 '꿀 멘트'입니다.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