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 자존심 싸움에 '반토막'난 인천 축구전용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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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지난 3월 준공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인천 중구와 남구의 소모적인 관할권 다툼에 결국 '반토막'이 났다.


같은 경기장을 두고 최근 지상 부분은 중구로, 지하 대형마트와 웨딩홀은 남구로 관할이 나뉘어진 것이다. 인천시가 최근 몇 달 동안 중재에 나섰지만 시민들이 겪을 혼선은 사실상 그대로 남았다.

30일 인천시와 각 자치구에 확인한 결과 중구가 관할권을 행사할 부분은 지상 축구 전용구장과 관중석 바깥 공간에 들어서는 40개 일반 상점가다. 전용구장 주소가 '중구 도원동'으로 쓰이고 각 점포의 영업허가도 중구청이 내주게 됐다.


남구는 지상 1층 웨딩홀과 지하 2층 대형마트의 주소를 '남구 숭의동'으로 쓸 수 있게 됐다. 두 시설의 영업허가권도 가져갔다.

지난 3월 준공된 인천 축구전용 경기장 전경. /사진=노승환 기자 todif77@

지난 3월 준공된 인천 축구전용 경기장 전경. /사진=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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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상점가와 웨딩홀은 같은 지상 1층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주소를 갖는다. 도로로 둘러싸인 하나의 대지에 단일 사업으로 지어진 축구 전용구장이 결국 둘로 갈라진 것이다.


2년 넘게 이어진 인천 중구와 남구의 관할권 다툼은 '자존심' 싸움이었다. 자치구가 축구 전용구장에서 거둘 수 있는 세수는 '사업소세'가 전부다. 과세대상인 상업시설의 경우 1년 세액은 ㎡당 250원, 종업원 총 임금의 0.5%다. 면적을 1만㎡로, 종업원 수를 100명(월 급여 200만원 기준)으로 잡아도 총 세액은 1년에 1000만원 남짓이다.


구세인 재산세가 있지만 현재 경기장은 인천도시공사 소유여서 세금이 면세되고 대형마트 등의 사업자는 임차인 자격이라 재산세 부과대상이 아니다. 최신식 경기장이 관할 내에 있다는 상징성 외엔 주민들에게 돌아갈 '실익'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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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용구장 부지에 지어질 주상복합 아파트에선 두 구청의 관할권 다툼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 착공이 안돼 관할권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행정구역 경계선으로 보면 주상복합 4개 동 중 1개 동이 중구와 남구로 나뉜다. 같은 아파트에서 앞 집은 중구로, 뒷 집은 남구로 나뉘는 상황이 충분히 생길 수 있다.


인천 남구에 사는 회사원 이모(36) 씨는 "사실 주민 입장에서는 축구 전용구장이 어느 구로 가든 별 상관이 없다. 구청들이 의미없는 소모적인 갈등에 행정력을 낭비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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