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은 지난주 월가가 사실상 ‘리더십 공백’에 빠졌다면서 특히 올해 5월 JP모건체이스의 파생상품 거래 손실사건 이후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 발표된 2분기 시카고 부스/켈로그 스쿨 금융신뢰지수 보고서에서 미국인들 중 대형 은행에 대해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리서치업체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은행권의 6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97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금융권의 내로라 하는 인물들 중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채담보부증권(CDO) 부당판매로 미 증권거래(SEC)로부터 제소당하면서 꼬리를 내렸고 브라이언 모이니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EO와 비크람 판딧 씨티그룹 CEO는 실적 부진에 고개를 숙였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는 전통적인 ‘월가 스타일’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가운데 다이먼 JP모건 CEO가 그나마 정치권의 규제강화 압력에 맞서 목소리를 내 왔지만 파생상품 손실사건으로 명성에 타격을 입으면서 그마저도 사라졌다.
은행들은 정치권에 막대한 로비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2011년 한해에만 6140만달러를 기록해 2006년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 그러나 대표자가 없다는 점은 여전히 금융권을 규제 칼날 앞에 작아지도록 만들고 있다. 도널드슨캐피털매니지먼트의 더그 도널드슨 회장은 “지금 월가 은행들은 도덕적인 권위를 모두 상실했다”면서 “금융권이 일방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은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하루빨리 믿을만한 대변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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