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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街는 지금 리더십 공백.. '강한 CEO 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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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전세계 금융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월스트리트가 고민에 빠졌다. 정부의 서슬퍼런 금융규제 압박에 맞서 업계의 입장을 대변할 적임자가 없다는 것이다.

미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은 지난주 월가가 사실상 ‘리더십 공백’에 빠졌다면서 특히 올해 5월 JP모건체이스의 파생상품 거래 손실사건 이후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 금융산업계가 체감하는 규제에 대한 부담은 대공황 이후인 지난 1933년 상업은행·투자은행을 분리했던 글래스·스티걸법 제정 당시에 비견할 만 하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는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대형은행들에 대해 전례없이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섰다. 오바마 행정부는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에 따라 은행들의 자기계정거래나 사모펀드 투자·운용을 금지한 ‘볼커 룰’로 은행들을 몰아붙였고,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바젤III’ 협약으로 대형은행들은 최대 9% 이상까지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한다. 바클레이스 등의 리보(LIBOR, 런던은행간금리) 조작 파문도 은행들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말 발표된 2분기 시카고 부스/켈로그 스쿨 금융신뢰지수 보고서에서 미국인들 중 대형 은행에 대해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리서치업체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은행권의 6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97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금융권의 내로라 하는 인물들 중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채담보부증권(CDO) 부당판매로 미 증권거래(SEC)로부터 제소당하면서 꼬리를 내렸고 브라이언 모이니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EO와 비크람 판딧 씨티그룹 CEO는 실적 부진에 고개를 숙였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는 전통적인 ‘월가 스타일’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가운데 다이먼 JP모건 CEO가 그나마 정치권의 규제강화 압력에 맞서 목소리를 내 왔지만 파생상품 손실사건으로 명성에 타격을 입으면서 그마저도 사라졌다.
처음 20억달러를 약간 넘는 것으로 알려졌던 손실 규모는 지난달 2분기 실적에서 58억달러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다이먼과 JP모건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다른 대형 투자은행들이 막대한 손실을 내는 가운데서도 뛰어난 리스크관리 능력을 증명했지만, 이 사건으로 체면을 구겼다. 라케쉬 쿠라나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금 미 금융산업계에는 믿을만한 대표자가 없으며, 특히 유일하게 여론으로부터 업계를 방어해 온 다이먼 CEO마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정치권에 막대한 로비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2011년 한해에만 6140만달러를 기록해 2006년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 그러나 대표자가 없다는 점은 여전히 금융권을 규제 칼날 앞에 작아지도록 만들고 있다. 도널드슨캐피털매니지먼트의 더그 도널드슨 회장은 “지금 월가 은행들은 도덕적인 권위를 모두 상실했다”면서 “금융권이 일방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은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하루빨리 믿을만한 대변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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