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전세시장이 또다시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을 이사철로 접어든데다 송파구 가락시영과 같은 대규모 이주가 일대 전셋값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서울은 25개 자치구 대부분 지역에서 전셋값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저렴한 물건이 대거 포진된 금천구의 경우 전세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시흥동 광성탑스빌, 독산동 삼익 등이 일주일만에 일제히 500만~1000만원 올랐다. 신도시와 수도권 외곽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상승세로 돌아선 전셋값 오름세에 저렴한 물건을 찾아 서울 도심 탈출을 시도하는 신혼부부 등이 눈에 띈다.
서울 강북권내 입주 2·4년차 전세물량이 집중된 성북구와 동대문구가 대표적이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9단지(래미안·총 1254가구)’ 82㎡(공급)는 2억4000만원대에 전세시세가 형성된 상태다. 올초와 비교해 큰 변동은 없지만 인근 단지가 500만~1000만원까지 떨어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종암동 ‘래미안라센트(총 1025가구)’ 81㎡역시 2억5000만원대로 2억4000만원 초반대까지 주저앉았던 전셋값이 다시 올랐다.
동대문구에서도 700~800여가구의 중형 단지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2010년 8월 입주를 시작한 답십리동 ‘청계한신휴플러스(725가구)’에는 이미 전세 수요가 붙었다. 80㎡가 2억7500만원으로 지난 5월 2억6000만원 후반대에 비해 3개월새 1000만원 이상 전셋값이 올랐다. 인근 전농동 ‘래미안전농2차(867가구)’ 85㎡도 올초보다 500만~1000만원 가량 뛴 2억3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인근 K공인 대표는 “잠실동 일대에 나온 2·4년차 전세물량의 경우 작은 평수에 비해 가격부담이 큰 단점이 있지만 초대형 단지인데다 교통편이 뛰어나 매년 가을 이사철에 문의가 늘어난다”며 “더위가 꺾인 지난주부터 소형평형대를 중심으로 전세수요가 눈에 띄고 있지만 재계약 관련 문의가 더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외 강남권 2·4년차 물량이 위치한 삼성동과 반포동도 마찬가지다. 입주 4년차를 맞는 삼성동 ‘힐스테이트1~2단지(총 2070가구)’는 중소형대 물량이 많아 문의가 늘고 있다. 현재 큰 변동폭은 없는 상태로 1단지 41㎡가 2억2750만원에 전셋값이 형성됐고 2단지 51㎡는 3억1000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반포동 반포자이(3410가구)와 반포리체(1119가구)도 하반기 각각 4년차, 2년차를 맞는다. 반포자이 84㎡는 지난 6월부터 문의가 늘어나며 500만원 가량 오른 5억7500만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반포리체 84㎡는 5억2500만원대로 아직까지 문의 급증에 따른 조정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전셋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는 것보다 재계약 사례가 더 많기 때문이라는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렇다보니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내 입주 2·4년차 물량도 반사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입주 2·4년차에 들어갈 물량만 총 3만7500여가구로 최근 수도권 교통망의 확충으로 탈서울을 시도하는 전세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에서만 식사동, 덕이동 등에서 ‘위시티일산자이1단지’, ‘하이파크시티일산 I'PARK1단지’ 등 총 3917가구가 2·4년차를 맞는다. 또한 화성시에서는 석우동, 반송동 등에서 7636가구가 예정됐다. 이밖에 인천에서도 8000여가구가 2·4년차에 들어간다. 남동구 논현동 에코메트로 5·6·7·10단지가 대표적으로 이곳에서만 3410가구가 기다리는 중이다.
김은선 부동산114 대리는 “가을 시장으로 접어들고 있는 전세시장은 국지적인 양상이 심화돼 전셋값이 오름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사철을 앞두고 이사계획보다는 종전 임대차에 눌러앉는 재계약 수요가 늘며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새 아파트 공급이 계속되고 있는 수도권 택지지구, 신도시는 초기 인프라 부족 등의 불편사항이 전셋값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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