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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해진' 금융권, 사기·자살·살인미수 등 극단적 선택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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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연이어 강력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회사 내 치열한 경쟁 구도와 개인의 도덕적 헤이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활극'이 벌어졌다. A신용평가사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모씨(30)가 전 직장 동료들에게 앙심을 품고, 이 회사 직원 2명과 행인 2명을 칼로 찌르고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 4명은 부상을 입었으며 이 중 한 명은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A신용평가사에 입사해 근무하다가 부팀장으로 승진한 후 개인실적이 떨어지자 주변 동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승진 10개월만에 이 회사를 자진 퇴사했고, 이후 다른 직장을 전전하다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자살을 생각했다고 조사과정에서 밝혀졌다. 김씨는 회사 내 경쟁에서 밀렸고, 자신을 낭떠러지로 몰고 간 이유를 전 직장동료의 험담과 비난탓으로 돌린 셈이다.

'여의도 칼부림'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23일에는 출근길에 폭행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모씨(24)는 여의도 H증권사 앞 도로에서 직장동료 손모씨(24·여)를 주먹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은 직장 내 갈등으로 말다툼을 하다 폭력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특유의 실적 압박을 이기지 못한 사례는 더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부산의 한 은행 본점에서 일하던 이모씨(42)가 부서 이동에 따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투신자살했다. 또 6월에는 다른 은행 지점장 조모씨(49)씨가 실적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폭락으로 고객의 손실을 메우지 못한 직원이 자살하는 사례가 발견된다. 지난해 8월 B증권사 직원은 주가가 대폭락하자 옵션거래에서 발생한 10억원가량의 손실을 비관해 투신자살했다.

금전을 다루는 직업의 특성상 도덕적 헤이가 불러온 극단적 선택도 나타난다. 지난 18일 숨진채 발견된 한국거래소 직원도 공시정보를 사전에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거래소가 이 직원을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막 시작되려던 시점에 비보가 들려왔다.

이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도덕적 헤이와 관련한 사건은 종종 발생한다. 지난 9일에는 전현직 은행지점장이 연루된 대출 사기단이 현직 은행지점장을 통해 구한 백지어음 원본을 이용해 수십억원을 대출 받아 빼돌린 혐의로 적발됐다.

또 17일에는 K은행 직원이 고객 동의를 받지 않고 아파트 중도금 대출 서류 등을 조작하다가 적발됐다. 이어 18일에는 부산저축은행의 불법대출을 승인한 혐의로 기소된 전 금융감독원 직원 2명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여의도 한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과장급 직원은 "금융권의 실질 정년이 상대적으로 짧고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아 경쟁이 심한 것이 사실이지만 흉악범죄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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