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 미국 본안소송서 애플 비밀 속속 공개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 내부에서는 아이패드 출시 후 갤럭시탭과 같은 크기의 7인치 태블릿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패드의 크기는 9.7인치다.
에디 큐 수석부사장은 이메일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사용해보면 7인치 시장이 생길 것이고 애플도 준비해야 한다고 믿게 된다"며 "스티브 잡스에게도 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메일, 전자책, 페이스북, 동영상을 이용하기에는 7인치가 적합하다"며 "인터넷 검색이 약점이지만 7인치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애플로서는 이 이메일은 감추고 싶은 내용이다.
이는 애플의 논리를 흔들기도 하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을 비교, 분석한 소수 문서를 근거로 표절을 주장하고 있는데 거꾸로 애플도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7인치를 비교, 분석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밖에도 이날 재판에서는 애플의 마케팅 비용, 아이폰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된 다른 내부 정보들도 하나 둘 밝혀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필립 실러 애플 부사장은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 광고비로 지난 2007~2011년 집행한 금액은 6억4700만달러, 아이패드 광고비로 지난 2010~2011년 지출한 금액이 4억5720만달러"라고 밝혔다. 아이폰 사용자의 78%가 케이스를 구매한다는 내부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지난 2004년 철저한 보안 속에 아이폰 개발팀을 만들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회사 내부에서만 인력을 충원할 것을 지시했고 총 2000명이 '프로젝트 퍼플'이라는 이름의 아이폰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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