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슈피겔 인터넷판은 지난주 “그 동안 27개 EU회원국 정상들 속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바호주 집행위원장이 유로존 위기해법 논의과정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거듭나고 있다”며 집중 조명했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확산과 진화를 반복하며 몇 년을 끌어오는 동안, 유럽 각국은 점차 하나의 결론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바로 지지부진했던 EU의 ‘통합’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마스트리히트 조약으로 EU가 출범한 이후 20년 동안 논의된 것보다 최근 2년간 진척된 게 더 많았다는 평을 내릴 정도다. 유로존의 ‘기둥’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최근 베를린을 방문한 바호주 위원장에게 “EU집행위가 ‘관제탑’로서의 중심역할을 더욱 많이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EU 각국은 ‘재정통합’ 문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화동맹’의 한계가 드러난 지금 유로존이 해체되는 운명을 피하려면 궁극적으로는 각국간 정치적·경제적 통합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유로본드(유로존 공동채권) 등의 도입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EU 정상회의를 며칠 앞두고 바호주 위원장은 헤르만 판 롬푀이 상임의장,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공동으로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의 2020년 비전을 ‘안정화된 경제통화동맹’으로 제시하고, 연말까지 구체적 추진과제와 목표일정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이다.
슈피겔은 “유럽 위기 과정에서 바호주 위원장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각국 정상들보다 한발짝 옆에 있었지만 점점 더 동등한 위치로 올라서고 있다”면서 “이제는 그를 EU집행위원장으로 밀어올려 준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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