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소속 정당인 인민당의 지원 속에서 정부 지출 삭감 및 세금 증액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긴축안 통과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노조 등 긴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마드리드를 비롯한 스페인 곳곳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미 25%를 넘어선 스페인의 실업률이 이번 긴축안으로 인해 더욱 높아지고 경기침체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일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7.01%로 올랐다. 유럽정상회의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국채 수익률이 다시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이날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 때 7.04%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스페인은 이미 1000억유로의 구제금융 기금을 받기로 되어 있지만, 이 자금은 부실 은행 지원에 이용되기로 되어 있어 스페인 정부는 기존 부채 연장 및 추가적인 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시장으로부터 자금을 공급 받아야 한다. 통상적으로 국채 금리가 7%를 넘어설 경우 중장기적으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스페인의 돈줄에 비상 신호가 들어온 셈이다.
일단 스페인 정부는 EU 차원의 국채 매입 계획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스페인 정부가 정식으로 정식으로 국채 매입을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유로존 차원의 국채 매입이 이뤄져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게다가 정부국채 매입 프로그램 자체도 여전히 잠자고 있는 상태다.
옥스퍼드 경제 연구소의 마리 디론 선임 연구원은 “가장 큰 의문은 제한된 구제금융 김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국채를 사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점”이라면서 “스페인의 국채는 그리스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수년간 버텨낼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독일 의회는 유로존 구제금융에 대한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은행에 자금 지원안을 찬성 473표에 반대 97표로 통과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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