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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수공, 경인아라뱃길판 봉이 김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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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천년의 약속이 흐르는 뱃길'.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인아라뱃길 소갯말이다. 우리 민족이 지난 천년간 한강-서해를 연결하는 운하를 꿈꾸었다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역사성을 설명하는 문구다.

그런데 '천년의 약속' 실행에 나선 수공이 약속의 기본 전제인 신뢰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수질 오염 논란에 대한 불투명한 태도 때문이다.
수공은 5월 말 공식 개장을 전후로 인근 주민ㆍ인천시의회 등으로부터 악취ㆍ수질 오염 의혹이 제기됐지만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정기적으로 수질을 조사하고 있으면서 아직까지도 조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지난 6월 초 환경단체가 먼저 조사에 나서 "최악의 상태"라는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수공은 부랴부랴 지난달 27일 언론 입회하에 공개 조사를 실시해 "팔당댐과 비슷한 수준으로 잘 관리 중"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는 곧바로 인천시의 반격을 받아 신뢰성을 잃어 버렸다. 이달 초 인천시가 "지난달 21일 물을 채취해 분석해 보니 환경단체 주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질이 오염됐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해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덩달아 환경단체들은 수공이 수질 오염 논란 제기 이후 해수 유입을 늘려 수질을 개선한 후 공개 조사를 실시했다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2주일 새 경인아라뱃길 물의 염분 농도가 높아졌다는 점이 근거다. 국가 기관으로서의 신뢰성이 땅바닦에 떨어진 셈이다.

수공은 특히 경인아라뱃길 관리를 맡고 있으면서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신뢰 상실을 자초하고 있다. 수공은 지난달 말 인천시가 제안한 '공동 조사단' 구성 요구에 응해 지난 6일 열린 첫 회의에 참석했지만 딴지걸기에만 열중했다.

민간환경단체의 참여를 반대하는가 하면 조사 대상인 주제에 공동조사단 위원장 자리를 요구해 참석 기관ㆍ단체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민간단체의 참여는 '소통'이 강조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조사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다. 조사 대상인 주제에 위원장 자리를 달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경인아라뱃길 수질이 정말 잘 관리되고 있다면 공동 조사를 꺼릴 이유가 없다. 수공이 정말로 '천년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면 신뢰성부터 회복하길 바란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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