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금융권에 취업하고 싶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현실적인 조언 좀 해주세요." "김치사업을 하고 있는데, 식품사업은 벤처창업으로 인정해주지 않아 창업자금을 지원받기 어렵습니다. 대안은 없을까요?" "맛집 탐방이 취미라고 들었는데, 맛있는 냉면집 좀 소개해주세요."
27일 오후 9시 여의도 인근 호프집.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의 이 자리에는 이날 처음만난 100여명의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학생, 청년 창업가, 고등학교 교사부터 증권사 직원까지 다양한 얼굴만큼이나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내뱉는 질문은 여러가지였지만, 이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 모인다. 바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약속된 오후 7시30분을 조금 넘긴 시각 호프집에 모습을 드러내 20여개 테이블을 직접 돌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한 움큼 챙겨온 명함을 먼저 건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각 테이블에서는 참석자들만큼이나 다양한 대화가 오갔다.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김치사업을 하고 있다는 한 청년 사업가가 "과거 창업지원을 위해 관계기관을 찾아봤지만, 정보통신(IT) 업계만 벤처창업으로 인정해 주고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자, 김 위원장은 "은행연합회 측에 소개해주겠다"면서 받아든 명함에 메모를 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취미를 맛집 탐방이라고 소개하자 "맛집을 소개해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서울 곳곳의 단골 맛집을 설명했다.
이날 번개 모임은 저녁 10시가 다 돼서야 마무리됐다. 김 위원장도 끝까지 자리를 함께 했다. 그는 "이날 자리의 가장 큰 성과는 젊은 참석자들 덕분에 내 나이가 열다섯 살 정도 젊어진 기분이라는 것"이라면서 "오늘 와주신 페친 분들은 따로 적어뒀다가 페북을 통해 어떤 질문을 하던 꼭 대답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영세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를 현행 1.8%에서 1.5%로 0.3% 포인트 내리겠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연매출 2억원 미만의 영세가맹점 150만 곳으로 전체 신용카드 가맹점 220만 곳 가운데 70%에 해당한다.
금융위는 당초 영세 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을 1.6%로 조정하려했으나 김 위원장의 지시로 0.1% 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내달 4일 신용카드 수수료율 개편 계획을 발표한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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