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측면에서는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이 사장과 정 부회장이 사적으로 막역한 사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이 정 부회장 모친 빈소에서 비교적 오랜 시간 머물면서 위로의 말을 건넨 것은 돈독한 이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중 하나다.
국내 양대 그룹의 3세 경영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이들은 똑같이 외아들이다.
이 사장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여동생을 두고 있고 정 부회장은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전무 등 누나만 셋을 둔 막내다. 서로 남자형제가 없다 보니 만나면 형, 동생으로 호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이 정 부회장보다 2살이 많아 형으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이상기류가 발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을 차세대 성쟝동력으로 삼고 나선 가운데 현대차 역시 현대오트론을 설립해 반도체 사업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잘 하는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서고, 현대차는 향후 자동차 사업을 위한 원천기술 확보 차원에서 나선 셈이다.
덕분에 둘 사이에 조금씩 이상기류가 생기고 있다. 어제의 적도, 동지도 오늘에는 없듯이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적인 경쟁자 구도로 바뀌어가고 있는 셈이다.
명진규 기자 aeon@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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