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지도부'의 유일한 비박..심재철 "쏠림은 안돼"

"박근혜로의 지나친 쏠림, 대선 승리에 도움 안될것"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새누리당의 가장 큰 적은 야권이 아닌 새누리당 자신이다. 새누리당이 한 쪽으로만 쏠려서는 안 된다. 이는 대선 승리에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지난 15일 전당대회에서 지도부에 입성한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으로의 지나친 쏠림을 우려한 것이다. 심 최고위원은 이번에 구성된 지도부의 유일한 비박(비박근혜) 인사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는 새누리당의 지도부를 '6(친박)대 1(비박)' 구도로 보기도 한다"면서 이렇게 말하고 "그래서 저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 최고위원이 생각하는 자신의 역할은 '합리적인 균형추'다.

심 최고위원은 "때이른 '박근혜 사당화'는 결국 박 전 위원장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유력 대선주자일수록 자만에 일찍 취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친박 성향 의원들의 절제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심 최고위원은 지난 전대에서 3위로 지도부에 들어갔다. '당심'을 알 수 있는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6위를, '민심'이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심 최고위원은 이를 "당의 화합과 발전을 걱정하는 당원들과 국민들이 절묘한 균형의 묘를 살려주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전대 직후 첫 번째 최고위원 회의에서 박 전 위원장과 상당수 친박 인사들이 반대하는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도입 검토를 주장했다.

경선룰을 둘러싸고 '박(박근혜)대 비박(비박근혜)'의 대립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왔다.

심 최고위원은 "저의 주장을 지도부 내 계파 갈등으로 해석하는 건 지나친 확대"라면서 "어떤 방식이 국민적 관심을 높일 수 있고 경선 흥행에 효율적이며 대선 승리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심 최고위원은 또 "현재로서는 박 전 위원장이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임이 틀리지 않지만 본선까지는 아직 7개월 가량 남았다. 짧지 않은 기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후보들이 더욱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밀한 검토와 공정한 경선으로 국민의 호응을 얻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심 최고위원은 이어 "상대 대선 출마자가 누구인지보다 우리가 20~40대 유권자들과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낼 수 있느냐가 더 큰 관건"이라면서 "우리만 잘 하면 어떤 상대가 나와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