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의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해 마이크론이 합병한 후에 현금 부족에 허덕일 것이라는 이야기다. 마이크론이 현재의 입찰 조건으로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본 계약 체결 과정에서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주완 박사는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마르퀴즈 후즈후(Marquis Whos Who)와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 두 곳에 이름을 올린 하이닉스 출신의 IT 전문가다.
이 박사는 "올해 마이크론이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50억2000만달러로 추산되나 인텔, 이노테라 등으로부터 지분 일부를 인수해야 하므로 엘피다 인수 및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42억5000만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마이크론이 현재의 입찰 조건으로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본 계약 체결 과정에서 채권단과 채무재조정, 인수금액 하향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마이크론의 요구 사항은 결국 채권단의 손실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매각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하게되더라도 시너지 부족으로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하락하고 국내 업체들과의 기술격차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이 한국 업체들에 비해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이 뒤지기 때문이다.
반면 엘피다 인수에서 한 발 물러나 자금 여유가 생긴 하이닉스나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공정효율화에 집중할 경우 마이크론과의 기술력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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