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문가들은 실적, 주요지표 등 확인 가능한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하단 지지력을 테스트하는 국면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9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역시 최근 헤지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단기매매(트레이딩) 하는 비중이 늘어 지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 1900선을 하회하게 되면 다음 지지선은 1850~1890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월간으로는 1890을 하단으로 잡았다"며 "일단 1900선이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중국이 지준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기지표가 좋아지지 않았고 또 시장은 지준율 인하 대응이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선 이번달 조정국면으로 보고 있다"며 "스페인 은행들이 정부에 자구책을 내놓게 되는 이번달 말 정도면 변화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은행 중 어디가 괜찮은지에 대해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 불안한 상황인데 이번달 말 자구책 등을 통해 실체가 드러나면 불안감이 해소될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현재 밸류에이션상으로 저평가 국면(PER 기준 8.5배 내외)에 진입해 있어 섣부른 추격 매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5월 유로존 특별정상회담과 6월 G20정상회담, 유로존 정례정상회담 등을 통해 해결책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정치적인 이벤트들이 시장을 흔들고 있기 때문에 자신 있는 전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저점을 확인하며 대응하는 보수적 스탠스의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 선택에 있어서는 실적 모멘텀이 뛰어난 IT 소재·장비주 및 자동차 부품주,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낙폭 과대 중형주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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