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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우결>보다 낫다는 게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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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MBC 토 오후 5시 15분
박진희와 존 박에게 노래의 작사와 작곡을 의뢰하며 호란은 둘의 모습을 “소개팅 첫 날” 같다고 표현했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에서 여배우와 남자 싱어송라이터는 한 곡의 노래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만난다. 박재범이 이시영의 영어이름을 애칭처럼 부르며 친해지려고 시도하는 것이나, 존 박과 박진희가 서로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며 상대에 대한 기대를 표시하는 것 모두 앞으로 노래를 만드는 과정을 위한 준비다. 하지만 처음 만나 공동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두 사람의 첫 만남은 호란의 말대로 소개팅에 가깝고, 그 이후 서로 알아가고 친해지는 과정은 데이트처럼 보인다. 공적인 만남이지만 어느 정도 사적인 오픈이 필요한 관계가 되면서, 이시영의 표현을 빌리면 “같은 편”이자 파트너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 남자의 멜로디 위에 그 여자의 문장들을 쌓는 과정은 연애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MBC MUSIC에서 방영되었던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 하필이면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시간대로 옮겨온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에서 두 사람은 단계의 생략 없이 일과 관계를 천천히 진전시켜 나간다. 억지로 가상의 관계를 끌어들이지 않고도 연예인들이 자연스럽게 일하면서 그 일을 위해 “의식적으로 서로를 남자로 보고 여자로 보”는 과정과 그 때의 감정들까지 전달하는 것이다. 연예인의 열애설 기사에 주로 쓰이는 표현인 ‘서로 알아가는 단계’의 매력이다. 그러면서 앞선 두 에피소드가 증명했듯이 생각보다 나은 음악적 결과물까지 내놓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정체기에 머물러있던 <우리 결혼했어요>의 진화형이라고 할 수 있다. MBC가 <우리 결혼했어요>를 예고 없이 무기한 중단 하고 그 자리를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으로 대체한 건 물론 노조의 파업 때문이다. 그런데 후자가 전자를 볼 때의 욕망을 충족시킬 뿐 아니라 더 세련된 프로일 때 이야기는 좀 더 복잡해진다. MBC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딜레마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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