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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G버스, 시민 목숨 담보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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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폭발·화재 사고에도 안전 대책은 제자리
관계부처 밥그릇 싸움 대체 수단 결론 못 내려
버스 구입 과도한 보조금에 안전 관리는 소홀
환경부 3월부터 뒤늦은 실태 분석 및 후속 대책 수립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 서울시에 사는 40대 직장인 이모 씨는 매일 버스로 출퇴근을 하는데 늘 마음을 졸인다. 지난 2010년 8월 행당동에서 운행 중이던 버스가 갑자기 폭발해 한 젊은 여성의 발목이 절단된 끔찍한 사고가 종종 머리에 맴돌아서다. 하지만 버스 외엔 다른 대안이 없어 다시 버스에 오른다.
액화천연가스(CNG)를 연료로 한 CNG버스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서둘러 대체 수단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오래 전부터 제기됐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부처의 '밥그릇 싸움'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정치적인 이슈가 영향을 미치면서 국민의 안전이 '시간끌기'식 탁상행정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구 연한이 끝나 폐차 후 교체하는 버스 수요를 기존 CNG 외에 디젤(경유)이나 디젤하이브리드, CNG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연료의 버스로 교체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CNG버스에 대해선 국고가 지원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세금을 쓰고도 국민들의 안전은 무시되는 상황이다.

◆'달리는 시한 폭탄(?)' 국내외 폭발ㆍ화재 사고 원인은=올 들어서만 CNG버스 폭발 및 화재 사고는 3건이다. 공식적인 집계 외에 크고 작은 사고 건수는 더 많다. 지금껏 가장 큰 사고는 2010년 8월 서울 행당동에서 발생한 용기 폭발로 17명이 부상을 입고 1명은 발목이 절단됐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싱가포르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CNG버스가 폭발해 수십명의 인명 피해를 낳았다.
반면 미국와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고가 적거나 미미한 편이다. 이는 곧 CNG버스 사고는 예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미연에 사고를 막지 못하는 이유는 CNG버스에 대한 보조금 명목의 예산이 과도하게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버스회사 입장에선 보조금이 많은 CNG버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서비스 관리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결함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동수 한국기계연구원 그린카연구센터장(박사)은 "CNG버스 한 대를 1억원 정도로 봤을 때 대당 들어가는 정부 부담 각종 지원금은 6000~7000만원 사이로,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경우"라며 "여기에 보수 점검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다보니 추가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정부가 무작정 떠안을 수 없어 안전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국민 목숨 담보로 한 정치적 '논리 싸움' 해결책은=CNG버스는 올해로 도입 11년여다. 내구 연한(9~10년)을 감안하면 교체 시기가 본격적으로 다가온 셈이다. 하지만 CNG버스를 대체할 다른 수단에 대한 논의가 결론을 맺지 못하면서 교체 수요를 기존 CNG버스 그대로 충당하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수년 전부터 지속돼 왔음에도 최근에서야 정밀 분석에 나서는 등 뒤늦은 사태 파악에 분주하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다음 달부터 자체적으로 CNG버스를 둘러싼 실태 분석을 시작하고 10월경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관계부처인 지식경제부는 CNG버스와 함께 클린디젤버스 등 대체 수단의 환경성과 경제성, 산업성 등 종합적인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CNG버스의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서울시도 CNG버스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추진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많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도 내부적으로는 (CNG버스의)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좀처럼 정책의 방향을 틀지 못 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연비와 경제성 등 최근 트렌드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선 공신력 있는 몇 개의 기관을 선정해 CNG버스를 둘러싼 철저한 분석과 공식적인 결과 발표가 있어야 한다"며 "CNG버스 외에 다양한 수단을 함께 도입해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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