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 허브 시대 '끝'..31년만에 무역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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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일본이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첫 연간 무역수지 적자 기록을 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세계 최대 수출 엔진 중 한 곳이었던 일본이 그 수명을 다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수 십 년간 자동차, 가전, 반도체 수출을 주도하며 수출 '허브' 역할을 해 왔지만 이제 더 이상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일본의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050억엔이다. 수출 전년 동기대비 8% 감소한 반면 수입은 8.1% 늘었다. 수출은 석 달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1~11월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2조3000억엔(약 300억달러)을 기록한데 이어 12월마저 적자를 발표하면서 일본의 지난해 총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조4900억엔이 됐다. 일본은 2010년 6조6484억엔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었다.

지난해 3월 일본 대지진으로 제조업 공장들이 생산을 멈추고 부품 공급망이 마비된 것과 원자력 발전 사고로 에너지 수입이 급증한 것이 일본을 무역수지 적자국으로 탈바꿈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일본의 인구 고령화로 인한 생산 인구 감소와 엔화 강세로 인한 일본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악화도 일본을 더 이상 수출 허브 지역으로 만들 수 없는 요인으로 지적 받았다. 일본 기업들은 생산비 절감을 위해 너도 나도 일본 밖으로 생산시설을 옮기고 있다.


첨단산업에 많이 활용되는 희토류 가격이 급등한 것과 브라질, 중국 등 신흥국의 빠른 경제성장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일본 기업들이 예전 처럼 제품을 만들어 수출해서는 이익을 남기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 부채위기 확산으로 일본의 수출을 견인할 수 있는 글로벌 수요는 부진한 상황이다.


메릴린치 도쿄 지사의 키치카와 마사유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감소세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감소와 직결된다"면서 "유럽 부채위기 확산으로 '아시아-일본-유럽'간 3자간의 무역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엔화 강세와 글로벌 수요 부진 추세가 앞으로 지속된다면 일본이 향후 몇 년간 무역수지 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경제산업상은 최근 WSJ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는다면 일본이 장기간 무역 적자국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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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은행(BOJ) 출신인 크레디트 스위스의 시라카와 히로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일본의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등한 엔화 가치가 지금의 수준을 유지하고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글로벌 수요 부진 상황이 계속된다면 일본의 무역수지가 흑자로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BOJ는 3월 말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0.4% 후퇴할 것으로 진단해 0.3% 성장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대폭 하향 수정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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