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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집값·전셋값 동반상승…전세만 고집하면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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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1. 지난해말 박씨(37)는 전셋집을 재계약하지 못했다. 전세로 살던 곳은 동탄신도시 전용 85㎡. 2년전 1억원에 계약했으나 집주인이 8000만원을 올라달라고 요구해 주거지를 옮겨야 했다. 그는 동탄에서 가까운 화성 병점에서 전용면적 51㎡형 아파트를 1억8000만원에 매수했다. 면적이 다소 줄긴 했으나 크게 차이가 나지않는 데다 전세가 1억4000만원이나 돼 내집마련을 하게 됐다.

#2. 남양주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씨(43)는 최근 들어 전화를 달고 산다. 2년전 전세를 알선해준 소형 아파트 세입자들이 줄줄이 매매상담 요청을 해와서다.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려달라고 하는데 이제는 집을 사도 되느냐는 문의다.
서민들의 내집 마련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집값과 전셋값 동조 현상이 깨진지 오래여서 전세가 오른다고 집을 사려는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고있다. 특히 보증부 월세(반전세)를 원하는 집주인이 늘어나 집을 사야할지 서민들의 눈치작전은 더해간다.

그런데 소형주택은 영 딴판이다. 중대형보다 소형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며 전셋값도, 집값도 동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의 분석 자료를 들여다보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KB국민은행의 4년치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전용 60㎡ 이하 소형 집값은 9.6%나 올랐다. 이에비해 중형(60~92㎡이하), 대형(92㎡초과) 집값은 각각 10.7%와 1.7% 떨어졌다. 소형 집값은 서울에선 두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냈다. 강남(6.8%)보다는 강북(13.3%)의 강세에 힘입어 10.4% 올랐다.
전셋값도 소형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집 크기와 관계없이 모두 큰 폭 오르긴 했으나 수도권 소형주택은 33.2%나 폭등했다. 대형은 18.8%, 중형은 28.3% 올랐다. 서울에서 소형 전셋값 오름폭은 35.9%, 경기 35%를 기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중대형 집값은 떨어졌으나 소형 집값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소형 전셋값이 집값 상승률의 3배 이상의 오름폭을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눌러 앉아 있기 때문에 전세수요는 많고 공급은 부족해 전셋값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팀장은 "현재 전셋값 고공행진은 '회피', 즉 집값 기대감이 없는 사람들이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며 "중대형 집값에 대한 실망감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소형집값과 전셋값은 향후에도 오를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매매시장에서도 소형의 전성시대는 지속되며 집값은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침체 등으로 집값상승 기대감이 많이 꺾였으나 소형은 실거주나 임대수익 목적으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나기숙 부동산1번지 팀장은 "실수요 외에 임대목적으로도 소형 아파트는 시장의 조명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과의 경쟁상품으로도 손색이 없어 소형아파트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박씨의 경우처럼 비싼 전셋값을 감당하느니 집을 사겠다는 사례가 늘어나 매매수요가 서서히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서울 서남부 등 일부지역과 수도권 외곽의 경우 전세수요의 매매전환 사례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전세로만 몰리는 수요자들이 자연스레 매매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주택시장 패러다임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 부담자가 내집마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저리대출 재원 확보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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