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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는 계속되고 도전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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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선 기자]


1993년 탄생한 남성복 브랜드 솔리드 옴므 (SOLID HOMME)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성숙했지만 결코 늙지 않았다. 20년이 넘게 한국 남자에게 멋을 알려주던 디자이너 우영미는 10년 전 파리로 건너가 유럽 남자들도 품에 안았다. 2012년 특별한 도전을 시작한 디자이너 우영미의 하루하루는 축적된 경험과 새로운 변화가 쉼 없이 교차하고 있다.
디자이너 우영미, 우장희 자매. 국내에서는 '솔리드 옴므(SOLID HOMME)', 해외에서는 'WOOYOUNGMI(우영미)' 브랜드를 전개하고있다.

디자이너 우영미, 우장희 자매. 국내에서는 '솔리드 옴므(SOLID HOMME)', 해외에서는 'WOOYOUNGMI(우영미)' 브랜드를 전개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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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두 개의 브랜드가 있다. 1993년 론칭한 솔리드 옴므와 2002년 파리에서 론칭한 WOOYOUNGMI(우영미). 솔리드 옴므는 국내에서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로 캐릭터가 강한 전문직의 남성이 타깃이다. 유럽에서 론칭한 브랜드 우영미는 디자이너 이름 자체가 브랜드로 예술적 감성이 강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자유로운 믹스매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솔리드 옴므와 우영미는 디자이너 우영미와 친동생 우장희 자매가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 2011년 패션계는 남자들의 옷입기가 화제였다. 남성복 디자이너에게 긍정적인 영향 아닌가.

 우영미=표면적으론 반갑지만 남자들에게 또 다른 숙제가 생긴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옷입기도 능력이라고 하니 남자들이 옷입기 벼락치기 공부를 시작한 느낌이다. 마네킹에 걸린 넥타이와 셔츠를 통째로 구입하거나 아내가 골라주는 옷을 입다가, 갑자기 스타일리시한 남자로 변신하라고 강요하는 분위기가 남자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다. 옷입기는 천천히, 즐기면서 몸에 익혀야 한다.

 ▲ 여성복을 디자인하는 남자 디자이너는 많다. 남성복은 또 남성이 디자인하는 게 보통이다. 여성이 남성복을 만드는 일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우영미=여자 디자이너가 여성복을 만들면 자신이 입고 싶은 옷, 자신의 주변인들이 좋아하는 옷을 만들 확률이 높다. 결국 디자이너가 나이 들면서 브랜드도 노화한다. 그런데 우리 브랜드는 여자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남자를 마음에 품고 옷을 만든다. 그 남자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성숙하지만 늙지 않는 남자다. 옷에 긴장감을 주고 싶다. 극단적인 여성성을 드러내는 여성복은 거의 남자가 만든다. 그건 남자가 꿈꾸는 여성을 모델로 삼기 때문이다.

파리 매장 전경.

파리 매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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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리드 옴므는 론칭 당시부터 지금까지 안정적인 판매, 높은 인지도를 지닌 디자이너 브랜드다. 그동안의 성공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는 파리로 꼭 나가야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우장희=맞다. 우리가 파리 진출을 계획하자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실패담을 얘기해주었다.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고 싶었다. 파리는 패션의 본고장이다. 우리가 스스로 무한 경쟁을 시작한 이유는 브랜드를 지키고 싶어서다. 디자이너 브랜드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돈이 목적이라거나, 파리에서의 활동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해 인지도를 높일 생각은 안 했다. 그게 목적이었다면 홈쇼핑도 진출하고 가격을 낮춰 대량 생산하는 세컨드 브랜드를 만들면 그뿐이다. 그런 유혹은 지금도 계속된다.

 우영미=자신, 우리 브랜드를 시험하고 싶었다. 걱정이나 확신? 아무것도 없었다. 괴로움, 경쟁, 자극, 발전. 언제나 이 과정의 반복이다. 나는 왜 좀 더 크리에이티브하지 못할까에 대해 자격지심은 끊이지 않는다. 단지 나에게는 아직 열정이 남아 있을 뿐이다. 좋은 옷을 만들고 싶은 열정!

 ▲ 좋은 옷이란 무엇인가.

 우영미=입는 사람이 자부심을 갖는 것.
 우장희=균형미가 있고 브랜드가 추구하려는 바가 잘 드러나는 옷. 그리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옷.


우영미의 2012년 봄 여름 컬렉션.

우영미의 2012년 봄 여름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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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도 일본 도쿄 중심가에서 우영미 매장이 규모도 넓고, 현지인들이 쇼핑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니 무척 반갑고 고마웠다. 백화점의 시초라는 파리의 봉 마르셰에는 세계적으로 쟁쟁한 브랜드와 견주었을 때 매장 규모나 위치 면에서 뒤지지 않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 또한 자랑스럽다.

 우장희=올해는 파리 진출 만 10년을 맞는 해다. 이제 전 세계 패션 중심가에서 우영미라는 이름은 생소하지 않다.

 우영미=2012년은 변화의 해다. 한국에서는 상반기에 특별한 콘셉트 공간 '맨 메이드(MAN MADE)'를 오픈할 계획이다. 솔리드 옴므나 우영미 라인의 옷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그동안 습득한 모든 지식을 녹여낸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패션을 전공한 큰딸이 주도하고 있다. 솔리드 옴므의 초창기 시절부터 멋을 알았던, 아니 멋 내는 유전자를 타고난 남성들에게 지적 호기심까지 채워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될 것이다.

 우장희='맨 메이드' 프로젝트는 하반기에 파리에서도 문을 연다. 그 전에 우리는 21일 파리에서 예정된 2012 가을ㆍ겨울 시즌 패션쇼를 위해 짐을 꾸려 떠난다. 쇼는 계속되고 도전은 더 커질 것이다.



박지선 기자 sun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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