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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달인] '머리 끝에서 노는 남자' 이철 헤어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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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Chul 헤어커커 대표, 150개 프랜차이즈 운영…중국과 미용기술 교류, AHA 회장도 겸임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는 것 중 하나는 '헤어스타일'이다.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값비싼 명품 옷과 액세서리를 걸치고 있어도 헤어스타일이 완벽하지 않으면 '완소 남녀'의 반열에 오르기 어렵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을 더 멋있고 섹시하게 만들어 줄 '헤어디자이너'를 찾는다.

서울 청담동 등에 위치한 고급 헤어살롱에는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일류 헤어디자이너의 경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여까지 예약손님들로 꽉 찰 정도다. 일반 미용숍에 비해 고가의 가격임에도 사람들은 전혀 아까워하지 않는다. 비싸다는 생각보다 만족감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급 헤어살롱은 유행을 앞서가는 헤어스타일링 기술만큼 고객 서비스도 완벽하다. 호텔급 수준의 우아한 인테리어에 전문적인 서비스 교육을 받은 직원들의 응대까지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 창조적인 예술가 모습 그대로= 서울 강남구 청담2동 88-25. 이곳에 가면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고급 헤어살롱이 있다. 정ㆍ재계를 비롯해 연예계, 학계 등에서 활동하는 유명 인사들이 단골이다. 이곳의 상호를 똑같이 사용하는 헤어살롱이 전국에 150여개나 된다. '국내 최초 대형 뷰티 아카데미 설립'(1997) '최초 수중커트 이벤트'(1999) '국내 최초 갤러리 헤어 작품전'(2002) 등 수식어도 많다. 바로 '이철헤어커커'다.

11일 청담 본점에서 만난 이철 커커 대표(54ㆍ사진)는 실제 나이 보다 10살 이상은 젊어보일 만큼 동안이었다. 20대도 소화하기 힘들 것 같은 최신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에서부터 심플하면서도 섹시해 보이는 의상까지 50대의 나이라고 보기에는 튀어보였다. 하지만 어색하지 않다. 항상 그렇게 생활했던 것처럼 매우 익숙한 모습이다. 남들보다 앞선 변화와 창조로 먹고 사는 '예술가'는 역시 스타일도 남다르다는 생각이 저절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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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에 이철헤어커커란 브랜드로 청담 본점을 오픈했습니다. 그 때에도 톡톡 튀는 제 스타일에 관심을 표현하는 고객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의 그런 모습이 헤어나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헤어디자이너들이 하루에 25명 정도만 손님을 받아도 손과 다리가 마비될 정도인데 저는 그 당시에 50명 이상씩 맡아서 일했거든요. 저한테 붙은 스텝만 11명이었습니다."

이철헤어커커는 첫 오픈 후 1년 만에 매장을 두 배로 늘릴 만큼 소위 '대박'이 났다. '강남 헤어스타일의 유행은 이철헤어커커의 가위 끝에서 시작된다'는 진담반 농담반 입소문이 청담동을 비롯해 강남 일대에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 '청담본점' 헤어트렌드 중심에 우뚝= 입소문이 퍼지는 만큼 이 대표의 명성도 높아졌다. 유명 연예인은 물론 정ㆍ재계 인사들, 심지어 김영삼 전 대통령의 헤어스타일도 맡아서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청담에 매장을 오픈하기 전 약 1년간 명동에서 아내랑 헤어살롱을 운영했습니다. 제가 20대 초 미용기술을 배울 때 만난 아내와 결혼한 후 처음 함께 오픈한 매장이었죠. 아내는 저랑 처음 만날 때부터 이미 꽤 유명한 헤어디자이너였습니다. 저랑은 비교도 안될 만큼 단골 고객들이 많았죠. 하지만 청담에 온 이후부터는 제 고객이 아내보다 2배 정도 더 늘었습니다. 제가 강남쪽에서는 아내보다 인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웃음)."

이 대표는 청담 본점의 성공에 힘입어 2000년 법인 '헤어커커'를 설립했다. 이후 2005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했다. 이 대표는 직영점 매출을 가맹점주들에게 완전히 공개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또 전국 각 가맹점 인테리어용으로 활용할 고급 생화를 이 대표가 매주 직접 골라 무료로 제공했다. 가맹점주들에 대한 애정과 브랜드에 대한 통일성을 바라는 그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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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미용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철헤어커커 매장을 6개씩이나 하는 슈퍼 가맹점주까지 등장했다. 특히 올해 창업시장이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도 이철헤어커커는 상반기에만 매장 25곳을 오픈했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이 시장에 자리매김한 것이다.

"현재 고급 헤어살롱 프랜차이즈 시장에 4개 정도의 대형 브랜드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브랜드도 더 늘어나겠죠.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더 고급스러운 브랜드가 생겨날 것입니다. 우리 브랜드는 5년 안에 300호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대표는 이철헤어커커를 지속성장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매출 1000억원,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는 글로벌 미용 전문 기업을 만드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지난해 12월 론칭한 제2브랜드 '마끼에(maquillee)'도 그의 목표를 향한 도전 중 하나다. 마끼에는 그동안 축적된 커커만의 노하우를 살려 최상위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시스템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만들었다. 헤어와 메이크업, 웨딩을 결합한 최고급 살롱으로 100% 예약제, 1인 개인고객관리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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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미용 전문 기업을 향해= 올 4월에는 온라인 쇼핑몰 비오이(www.boe.co.kr)를 오픈했다. 향후 다양한 미용 관련 제품들을 판매하기 위한 유통 채널로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헤어 기술을 글로벌 무대에도 널리 전파하려는 이 대표의 노력이다.

그는 2007년 중국에 커커차이나 직영점을 오픈하면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중국 시장에 대한 사업 확장을 위해 올 1월 현지 업체인 주식회사 미조와 공동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미조는 중국에 '리치(RICH)'라는 상호로 28개 미용숍을 운영하는 업체다. 양사간 50대50의 지분을 투자한 합자회사에서 '헤어 커커'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새롭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트리코드(treecode) 아카데미를 한국과 중국에 각각 설립하고 양국간 헤어디자이너를 꿈꾸는 미용인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키고 있다. 양국간 미용 기술과 트렌드를 공유하며 인력도 교환하는 등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아시아 7개국 미용인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AHA(Asia hair designer association)라는 비영리 법인단체의 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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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아시아 미용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교류와 친목, 위상을 알리는 대규모 헤어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HA 헤어쇼는 2006년 첫 해 말레이사아에서 진행할 때만해도 참가자가 500명 수준이었지만 올해에는 14개국에서 6000명이 모일 만큼 크게 성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10년 전부터 가위를 놓고 경영에만 전념하고 있다. 수시로 해외에 나가 세계적인 헤어 트렌드를 눈으로 직접 보고 사진영상으로 남기면서 끊임없이 공부 중이다. '커커 엔젤'이란 명칭으로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본점을 비롯해 각 가맹점 등에서 모금한 기금을 소년소녀가장 및 저소득계층을 돕는 데 기부하고 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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