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겉으로는 무서울 만큼 고요하다. 이번달로 예정된 4차구조조정 명단 발표를 기다리는 업체들 얘기다. 지난 4월 삼부토건, 동양건설산업 등이 잇따라 기업회생절차를 밟자 한때 정부와 금융계를 향해 커졌던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건설사들은 증권가에 도는 예상 리스트에 자사의 이름이 거론되진 않은지, 구조조정 이후 은행의 대응책은 어떨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듯 업계가 암중모색하는 이유는 사전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3차 구조조정 업체 발표전 루머가 확산되며 이름이 거론됐던 업체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주채권단 역시 철저한 보안속에 신용평가등급을 매기는 중이다. 그러나 벌써 4~5곳의 건설업체가 퇴출 대상으로 증권가에 회자되고 있어 건설사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2분기와 3분기에 PF 대출상환을 해야하는 건설사들은 자금 유동성 확보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올해 말까지 총 25조원에 달하는 PF 대출 상환이 기다리고 있다. 시공능력이 10위권내 대형 건설사들도 사정은 다를 바 없다. 지난 두달간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GS건설 등이 채권과 차입금 상환 목적으로 각각 1000억원, 3500억원,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대림산업 역시 1일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사채의 공모에 들어갔다. 대출을 상환하는 운영자금에 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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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건설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으며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며 "현 시점에선 미분양 털기나 자사주 매입 등의 근시안적인 해결책은 소용이 없고 실적 불량 사업 정리 등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구조조정 명단에 들던 안들던 간에 자체적인 불황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흑자부도' 업체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망했다. 주채권단은 자신들이 선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따라 건설업체가 준비한 서류를 가지고 자산 유동화 능력에 대해 종합적인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영업실적이나 PF 대출 규모 등에서 타 업체보다 우위에 서더라도 종합적인 평가에선 뒤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긴장감 속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새어 나온다. 지방의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부실건설사 구조조정이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조원에 달하는 PF 대출 문제나 지급보증에 대한 정책적 지원 없이 정부와 금융계 양쪽에서 건설업계를 옥죄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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