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리차드 돕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소장 겸 서울사무소 시니어 파트너가 자본부족 시대를 대비해 '범아시아 자본시장'의 강력한 연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돕스 소장은 본지 주최로 30일 열린 '제 1회 아시아 채권포럼'에 앞서 인터뷰를 통해 "세계경제는 ‘유동성 과잉’ 시대에서 ‘유동성 부족’ 시대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면서 "아시아 역내 자본을 적재적소에 공급하기 위해 아시아 채권 시장은 매우 긴밀히 연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자본조달 비용(금리)이 지속적으로 떨어졌다”면서 “이는 기존 주장처럼 ‘저축 과잉’때문이 아닌 ‘투자 감소’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신흥국들이 무역수지 흑자로 확보한 외환을 고스란히 저축, 선진국의 자본 시장에 투자하면서 낮은 이자율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분석해왔다. 시장에 유동성이 지나치게 많이 공급 돼 수요를 앞질렀다는 얘기다.


그러나 돕스 소장은 금리 하락의 원인을 ‘공급 과잉’이 아닌 ‘수요 부족’에서 찾았다. 그는 "2차대전 직후 유럽ㆍ일본의 재건 특수 이후 인프라나 생산설비와 같은 자산에 대한 투자가 계속해서 감소했다"면서 "자본 수요가 아시아 국가들의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공급 증가보다 훨씬 큰 폭으로 빠졌다"고 설명했다.


한발 더 나아가 돕스 소장은 “이러한 추세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면서 “세계는 자본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중심에는 아시아 신흥국이 자리하고 있다. 돕스 소장은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신흥국의 급속한 도시화로 도로, 발전, 주택, 공장 건설 등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급은 수요만큼 빠르게 늘어날 수 없다는 것이 돕스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이 내수부양책을 실시, 소비를 독려하고 고령화로 소비지출이 늘 수밖에 없으며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자금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향후 20년 동안 투자를 위한 세계 자본 수요는 전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같은 ‘유동성 부족 시대’가 도래하면 실질 장기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고금리는 투자를 제한하고 결국 세계 경제 성장률은 연간 1%까지 둔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돕스 소장은 “유동성 확보량의 차이가 경제 성장률 격차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현재 아시아 각국은 핫머니 유입을 걱정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오히려 자본유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돕스 소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문은 각국 정부가 자국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금융 보호주의'로 선회할 가능성이다. 그는 "금융 보호주의는 국영은행들이나 국내 연기금이 해외에서 투자하는 것을 막고 국부펀드가 국내에서만 투자하도록 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자기 방어를 위해 전 세계 국가들에서 차례로 확산될 것이며 결국 세계 경제는 동반 침체로 빠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돕스 소장은 “이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와 국제 금융기관들은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저축률이 높은 국가에서 투자가 필요한 곳으로 자본이 이동하는 것을 돕기 위해 적절한 규제와 은행의 국경간 중개 등의 새로운 매커니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돕스 소장은 이와 같은 매커니즘의 핵심이 '범아시아 금융시장'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은 저축률이 높은 동시에 자금 수요도 높다"면서 "아시아 채권 시장의 유대 강화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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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긴밀히 연계된 아시아 채권 시장은 저축률이 떨어지는 일부 신흥국들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면서 "금융보호주의는 환율전쟁만큼이나 파괴적인 형태로 나타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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