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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동해야>, 21세기 셰익스피어식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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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동해야> 158회 KBS1 월-금 저녁 8시 25분
어차피 우리는 모두 알고 있었다. 동해(지창욱)가 그동안 아무리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눈물로 지새왔다 해도 마지막에는 웃게 될 것임을. 물론 해피엔딩의 수혜자가 동해만은 아니다. 김준(강석우)을 두고 라이벌 관계였던 혜숙(정애리)과 안나(도지원)는 사랑하는 남자의 수술을 앞두고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며 화해 무드로 돌아서고, 봉이(오지은)가 아픈 새와(박정아)를 ‘우연히’ 목격하고 도와줌으로써 원수 같았던 친구사이도 회복된다. 심지어 새와를 위해 동해 모자에게 온갖 핍박을 가했던 술녀(박해미)에게도 사랑이 찾아오고, 태훈(알렉스)은 사법고시에 재도전하러 떠남으로써 마지막회쯤 ‘1년 후’ 라는 자막과 함께 발표될 합격을 보장받았다.

그럼에도 “뭐? 도진 씨를 찾으러 동해 씨가 동해로 갔다고?”라는 새와의 대사처럼 <웃어라 동해야>는 마지막까지 동해보다 시청자를 웃기는 데 주력한다. 혜숙과의 전화 통화에서 들린 뱃고동 소리만을 단서로 도진이 아버지의 고향에 가 있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찾아간 동해가 바다 속에서 도진과 벌이는 몸싸움은 이 드라마 최고의 스펙터클을 보여주었다. 격한 갈등 상황에서도 일단 바닷물에 휩쓸릴 위기에 처한 차부터 빼고 보는 둘의 모습은 현실의 고난 앞에 돈독해지는 형제의 우애를 내비쳤다. 사실 일일 드라마에서 사랑의 도피를 한 연인이 옥상에서 함께 빨래를 밟으며 춤을 추는 것으로 사랑을 확인하듯 몸싸움과 찬물샤워가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쌓인 응어리를 풀어주는 데 즉효라는 것을 우리는 역시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혼 위기까지 처했던 도진과 새와의 관계가 임신이라는 만능열쇠로 한 방에 해결되는 것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모든 등장인물의 짝짓기와 “끝이 좋으면 다 좋다”를 신앙처럼 여기는 이 장르는 일종의 셰익스피어식 코미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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