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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경기 무득점 전패' 강원,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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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원F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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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개막 후 치른 6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같은 기간 득점은 '0'이었다. 수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극약처방까지 내렸지만 봄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원FC가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6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에 0-2로 완패했다. 설상가상으로 김상호 신임 감독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데뷔 두 경기 만에 퇴장조치를 당했다.
기회는 있었다. 전반 29분과 31분 각각 서동현과 김영후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이 모두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후반 윤준하와 이상돈의 결정적인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불운도 겹쳤다. 전반 종료 직전 최성국이 문전으로 올린 프리킥이 혼전 중에 서동현의 등에 맞고 떨어졌고, 그 탓에 마토가 오프사이드 판정을 피해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들어 이를 만회하려는 강원 선수들은 마음만 급했다. 끊임없이 상대를 밀어붙였으나 결정력이 부족했다.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서다 보니 미드필드와 수비라인 간격이 벌어졌고, 결국 후반 11분 상대 역습에 이은 최성국의 슈팅에 추가골까지 내주고 무너졌다.
개막 후 무득점 6연패는 K리그 역대 최악의 스타트다. 2003년 부천SK가 개막 후 6연패를 당한 적이 있지만 무득점은 아니었다. 2000년 울산현대도 기록상으로는 개막 직후 8연패 했지만 당시엔 세 차례 승부차기 패배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극도의 부진은 실력 탓만은 아니라는 게 여러 지도자와 전문가의 지적이다. 강원의 전력이 강한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 경기 득점 없이 무력한 패배를 당할 팀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장지현 SBS ESPN 해설위원은 "경기 자체는 잘 풀어가고 있다. 전체적인 움직임도 나쁘지 않다. 오늘도 후반전 내내 수원을 압도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경기 내용만큼은 강원이 앞섰다. 점유율, 슈팅, 코너킥, 프리킥, 실제경기시간 등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쪽은 오히려 승리한 수원 선수들이었다. 그만큼 강원은 경기 주도권을 잡아가며 줄기차게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막판에 첫 골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장 해설위원은 "만약 후반을 0-0으로 시작했다면 강원이 이렇게 말려들진 않았을 것 같다. 선제골이 나온 뒤 수원 입장에선 강원이 공격적으로 달려들 것을 당연히 예상했을테고, 결국 선수비 후역습으로 대응해 추가골까지 넣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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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상대팀 윤성호 감독도 "강원은 운이 없는 측면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지난해 윤 감독은 김상호 감독과 비슷한 처지에서 팀을 맡았다. 당시 수원은 전반기 최하위를 기록했고, 차범근 전 감독은 경질됐다. 어수선한 가운데 윤 감독은 수원의 지휘봉을 잡고 팀의 환골탈태를 주도했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지난해 우리 팀과 지금의 강원은 약간 다르다. 당시 수원은 매너리즘에 빠진 선수가 많았던 것이 문제였다. 강원은 그런 분위기는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어 "강원의 지난 몇 경기를 봤는데 형편없는 경기력은 아니었다. 다만 경기를 하다 보면 골 운도 좀 따라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자꾸 골이 안 들어가고 지다 보니 선수들도 의기소침해졌고 자신감이 떨어져서 부진이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진한 경남FC 감독과 이영진 대구FC 감독은 시즌 초 비슷한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들은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팀에겐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선수들이 한번 분위기를 타면 그 상승세가 무섭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란 의미였다.

실제로 경남, 대구, 강원은 모두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경남과 대구가 시즌 초반 분위기를 타며 리그 상위권에 올라있는 반면, 강원은 패배와 무득점 기간이 누적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장 해설위원은 강원에게 젊은 팀다운 '패기'를 요구했다. 그는 "골이 안 들어가다 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 같다. 오늘 경기도 전투적이고 공격적이긴 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마음이 급해져 마지막 퍼즐 하나를 못 끼워 맞춘다. 세밀함이 없이 그냥 우겨넣으려 한다. 페널티 지역만 가면 템포조절도 잘 안 되고 너무 급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신생팀 시절처럼 '밑져야 본전'이란 자세로 임했으면 한다. 지금은 '이겨야 한다' '골을 넣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이 너무 큰 듯하다. 마무리할 때도 급하고,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최순호 전 강원 감독 역시 같은 지적을 했다. 그는 "패배나 실점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적어도 당장 한 골은 넣어야 하는데 그게 안돼 안타까울 뿐"이라며 장탄식을 내뱉었다.

이어 "좋은 기회가 두세 차례 있었는데 살리지 못했다. 선수들이 너무 의욕을 갖고 나선다. 문전에서 플레이를 빨리 가져가려고 애는 쓰는데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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