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고집' 버리고 '경청' 강조

22일 상견례를 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22일 상견례를 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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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강고집'의 '최불암' 변신이 성공할 수 있을까?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민영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내부 논의를 통해 내달 중순 기본 방향을 정해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직원들에 대한 '인연'과 '소통'도 강조했다.


강 회장은 "(민영화 방안은) 아직 어떤 방법이 좋은지 정하지 않았지만 4월 중순에 워크샵을 열고 확대회의를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해 본 다음에 방향을 차차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 회장에 내정된 이후 공식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시중은행장들의 모임인 은행연합회 이사회나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하는 금융협의회에도 불참했다.


당연히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민영화 방향에 대한 골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강 회장은 구체적인 언급 대신 "정부가 감독이고 나는 배우일 뿐"이란 말로 비켜갔다. 기획재정부 장관 당시 주창했던 '메가뱅크론'에 대해서도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이순우 신임 우리은행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등 금융계 '후배'들이 메가뱅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사람은 경쟁속에서 발전하는 것이다. 경쟁이 없으면 도태된다"고만 답했다.


대신 '소통'을 강조했다. 정책에 대한 강한 신념과 소신 때문에 '강고집'으로 불리고 있다는 걸 염두에 둔듯 "직접 저하고 일해 본 사람은 '가장 고집이 없는 사람'이라고들 평가한다. 솔로몬의 지혜를 히브리어로 번역하면 '히어링(hearing)의 지혜'라고 한다"는 말도 했다. 고집을 버리고 경청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의 호(號)는 '청설(聽雪)'. '눈 내리는 소리까지 듣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재무부 관료 시절 산은 직원들과 가졌던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산은과 다섯 번 인연을 가졌는데, 개인적으로도 공적으로도 산은에 가장 우수한 사람들이 모여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금융위기 당시) 국채운용을 할 때는 산은과 수은 두 은행이 나서서 위기관리를 했다"고 산은 직원들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취임사에서 '정'을 강조하며 "인정 많은 형님으로 생각하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경험을 언급하며 산은금융의 해외진출도 강조했다. "G20 정상회담이 서울서 열리고 우리가 의장국이 된 것은 기적중의 기적이다. 우리의 역사는 해외지향적이어야 한다"며 "우리는 유목민의 DNA가 있는 민족이다. 해외에 우리 길이 있다"고 말했다. 민영화와 메가뱅크 등 기자들이 답을 원하는 현안에 대해서는 '두루뭉수리 전략'으로 도망가 놓고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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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금융계 반응은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였다. "'정'이나 '소통'도 중요하지만 지금 산은금융이 절실히 원하는 건강한 신념과 소신, 그리고 고집스런 추진력"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산은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특히 그렇다.


한편 이날 오전 주주총회에서 행장으로 선임된 강 회장은 산은에서 처음으로 판매하는 월급통장에 가입하는 것으로 행장의 업무를 시작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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