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전차 K2의 심장 '국산화 존폐위기'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 당국이 23일 흑표(K2)의 핵심부품인 파워팩(Power Pack)을 수입할지, 국산화로 추진할지 최종결정한다.
군 관계자는 22일 "지난 17일 방위사업청 사업분과위원회에서 흑표전차의 초도 양산분 297대중 100대의 파워팩을 독일에서 수입하는 방안 등을 상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핵심부품을 수입할지, 국산화 추진할지 여부에 따라 수출 등 존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K2전차는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992년 소요결정을 내리고 국내 방산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와 S&T중공업이 핵심부품인 파워팩 개발을 맡기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담당한 디젤엔진은 1500마력짜리 엔진이며 S&T중공업에서 개발한 변속기는 자동제어방식의 전진6단, 후진3단 변속기다.
하지만 지난 2009년말 구동계 베어링 등 결함이 발생했고 보완을 거쳐 2010년 9월 결함은 해결했다. 그해 12월 6일에는 동력장치의 냉각속도 문제로 엔진이 과열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군당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 11일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파워팩 개발기간을 연장하고 전력화 지연을 막기위해 해외 파워팩 수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육군 관계자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산화도 좋지만 현재 한국군의 안보상황을 봤을때는 야전부대를 더 이상 (국산품을 사용해) 시험장소로 사용할 수 없다"며 "다른 나라 전차부대가 독일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군 일각에서는 '파워팩 국산화"를 찬성하는 의견도 거세다. 이들은 국산화를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투자금액 회수 ▲수출판로 개척 ▲국산화 장기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군당국이 K2전차 파워팩을 국산개발로 결정한 것은 가격때문이다. 독일제 파워팩은 대당 16억, 국내개발품은 11억정도다. 초도 양산분중 100대에 독일제품을 사용한다면 500억의 예산이 더 투입돼야 한다. 여기에 종합군수 지원, 정비비, 창정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2000억원이상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산화를 위해 투자한 금액을 1175억(정부 725억, 업계 450억)을 모두 날릴 판이다.
수출도 비상이다. 터키와 체결한 총 4억달러 규모의 기술이전수출계약도 수입파워팩 수출제한규정에 묶여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육군 주력전차인 K1전차도 수입 파워팩 장착에 1대도 수출하지 못했다.
군내부에서 파워팩 국산화를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미 보급된 K1전차 수가 충분하기 때문에 K2전차의 전력화는 급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파워팩만큼은 국산화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군 당국도 전력이 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전력화예정 K2전차 600대를 최근 수정해 297여 대로 대폭 줄였다.
군 관계자는 "지난 18일 방사청 전차사업팀 기술검토위원회가 참가한 성능확인시험에서 그동안 문제점을 모두 해결했다는 것을 검증해 더 고민스러울 것"이라며 "현 안보 상황에서 전력화문제도 중요하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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