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전통적인 기둥식(beam)구조로 지어지는 목조건축물은 지진에 잘 견디기로 유명하다. 목재는 휘거나 변형되면서 지진의 운동에너지를 많이 흡수하므로 내진기능이 우수하다. 우리 전통 한옥 역시 기둥, 보, 도리 등 수평·수직 목재들이 서로 떠받치는 가옥구조의 특징으로 인해 지진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지진과 습한 기후로 유명한 일본 역시 예로부터 목조주택이 발달돼 왔다.
아파트가 많은 대도시의 건축물들은 대다수가 벽식(wall)구조로 지어진 철근콘크리트구조물이다. 이러한 건축물들은 '딱딱한 고목(古木)'에 비유된다. 강한 정도는 높지만 휘어지지 않고 부러질 위험이 높은 것이 단점이다. 국토해양부 통계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국내 5층 이상 고층아파트 비율은 전년대비 7% 증가했다. 아울러 수도권과 부산 등 대도시에는 31층 이상의 아파트 공급이 급격히 늘었다. 만약 초대형 지진이 발생한다면 고층 아파트들은 지진에 취약할 수 있다.
최근 나오는 대안은 유연성과 강한 정도를 조화롭게 건축물구조에 적용하는 것이다. 철근콘크리트구조도 지진에 취약한 조적조 방식에 철근을 도입해서 내진기능을 보완한 방식이다. 강하지만 부러지기 쉬운 '딱딱한 고목'에는 섬유보강자재를 넣어서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일본의 목조주택도 1995년 한신 고베 대지진을 겪은 이후 재래방식에서 철물구조를 얹는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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