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분식회계 어떻게 수사하나? ④철강업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철강업은 장치집약 산업이란 특성 때문에 유형자산을 한꺼번에 사들여야 하고, 기계를 주기적으로 수리해야 한다. 또 대규모 기업집단과 연결된 자회사와 다수의 외주 가공업체가 존재한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철강업에선 이런 산업구조를 이용해 유형자산과 원재료를 비싼 값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회사를 부당지원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검찰은 이럴 때 제조원가명세서의 원재료 계정과목을 꼼꼼히 따져서 분식회계를 살핀다. 크게는 원재료 매입내역 파악→거래상대방과 특수관계인지 검토→가공매입 혐의업체에 대한 계좌추적의 절차를 밟는다.
먼저, 수사를 받고 있는 회사에서 입수한 전산회계장부의 원재료 계정별원장을 조회해 거래처 및 매입금액 내역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본다. 검찰은 "최근 5년간 매입처 마다 금액을 집계한 후에 주요 매입처나 특정 연도에만 거래를 한 매입처, 단기간 내 거액의 거래가 있는 매입처 등이 있는지를 확인한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파악한 주요 매입처와 거래내역이 특이한 매입처는 한국신용평가정보(KISLINE)나 법인등기부등본 등을 조회해서 회사의 설립일과 사업목적, 등기임원 변동상황, 대표이사, 주주현황, 경영진 구성을 파악한다. 수사를 받고 있는 회사의 대표이사의 친인척, 전현직 임직원 등 특이한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만일 거래업체가 특수관계에 있다면 거래처별원장 조회를 통해 일자별 거래내용을 확인하고, 전표와 계약서 등 증빙자료를 살펴 거래가 적정한 수준에서 이뤄졌는지를 조사한다.
검찰은 "가공의 매입거래를 한 것으로 보이는 매입처는 매입대금이 입금된 상대방계좌를 특정하고, 해당 매입처의 회계담당자에게서 입금계좌의 거래내역을 임의 제출받아 뒤 대금지급 후에 반환받은 자금이 있는지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 때 거래한 매입처가 검찰의 수사에 협조하기를 거부하면 해당 계좌에 대한 금융계좌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계좌거래내역을 금융기관에서 입수해 자금의 이동경로를 확인한다.
이렇게 해서 회계분식이 적발된 기업은 생산수율을 맞추기 위해 원재료나 제품의 재고자산계상을 빠뜨리거나 대표이사 등의 차명계좌로 돈이 임금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외에도 회사가 공짜로 하청회사에 자재를 공급해 주는 무상사급을 고의로 잘못 회계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철강제조 하청생산업체 A사는 발주처에서 자재를 공짜로 받았지만(무상사급), 발주처에서 원자재를 사들인 뒤 이를 다시 매출한 것으로 회계처리해 매출과 매출원가를 50억원 이상 부풀렸다. 원래 무상사급을 받은 하청업체는 제공받은 원자재를 제외한 순가공비만을 매출로 인식해야한다.
또 한 강관제조회사는 경영악화로 당기순손실이 18억원에 달했는데 금융기관 차입금 만기가 다가오자. 차입금 상환압력을 우려해 가공매출을 발생시키기도 했다. 회계감사를 받을 때는 거래회사에 대한 채권채무조회서를 위조해서 발송했고, 받을어음 보관잔액증명서도 위조해 제출하는 수법을 썼다.
검찰은 "이런 기업은 매출채권 중 의혹이 드는 상대업체를 골라, 잔액이 적정한지를 직접 확인하거나, 매출에 대응하는 매출원가가 있는지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수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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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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